이재용 부회장 중심 승계 가능성 커
[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최근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업 재조정과 일부 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진행되는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병세까지 깊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까지의 상황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의 승계작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차후 이 부회장의 두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의 계열분리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당초 호텔과 건설, 화확 등을 따로 떼어내 계열분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최근 사업재편과 지분변동 등을 봤을때 이같은 관측에 회의적인 시각이 높아지는 추세다.
22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9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만큼 안정적인 상태라는 게 삼성측의 입장이지만 여전히 수면상태로 치료를 지속중이다. 이 회장의 병원 치료가 지속되면서 과연 이 회장이 사전에 명확하게 3세 경영 계열분리 범위를 지시했는지 여부가 재계 안팎의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와 금융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승계하는 가운데 이서현 사장이 광고와 패션사업을 가져갈 것이라는 데는 거의 이견이 없다. 다만 이부진 사장의 계열 분리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를 가져가는 것은 확실시된다. 이 사장은 13년 넘게 호텔신라에서 경력을 쌓은데다 수 년째 CEO를 맡고 있다.
변수는 건설과 화학이다.
화학업종은 삼성종합화확과 삼성석유화확을 합병하기로 하는 등의 사업재편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건설 부문은 아직 드러난 계획이 없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이 삼성물산으로 이동한 정도다.
삼성은 에버랜드,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다.
물론 계열사들의 건설 사업들은 성격도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경영의 효율성 차원에서라도 흩어진 건설사업의 재편이 불가파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부진 사장이 건설과 화확을 계열분리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이 이 사장 지배권 안으로 들어오고 삼성물산과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다.
윗단에서는 삼성SDI와 연결된 고리를 끊고, 건설과 화확 업종 등 이부진 사장이 계열분리할 사업들이 삼성물산 밑단으로 들어온 뒤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은 정리하는 시나리오다.
이같은 지분 정리작업을 가정한다면 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상장 이후 지분 매각으로 마련한 실탄을 바탕으로 삼성물산의 지배권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지분구조에서 이부진 사장이 삼성물산에 미치는 지배력은 거의 없다. 다만 향후 지분교환, 또 이부진 사장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을 통해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의 삼성계열 지분은 삼성SDI(7.18%), 삼성생명(4.65%), 이건회(1.37%), 자사주(5.77%) 등이다.
삼성물산 밑단의 고리를 끊는 것도 파장이 적지 않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4.1%), 에버랜드(1.5%), 삼성SDS(17.1%)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가장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 그리고 3남매의 실탄 마련 창구 역할을 할 삼성SDS 등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승계 구도 작업 있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오너 일가 3세의 지분이 많은 에버랜드, 삼성SDS와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의 지분 소유로 삼성그룹 재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계열분리 작업이 확정되기까지는 적어도 2년~3년정도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의 상장과 지분 매각, 또 이에 앞서 건설업종에 대한 사업재편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때문에 향후 후계구도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 건설업의 사업재편은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