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후 평가절하에 외환보유액 확충 잰걸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틈을 타 이머징마켓이 외환보유액 확충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콜롬비아 등 일부 이머징마켓의 통화가 2009년 이후 최장기간에 걸친 상승 흐름을 타자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기겠다는 움직임이다.
(사진:AP/뉴시스) |
1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12개 주요 이머징마켓의 외환보유액이 최근 3개월 사이 34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말 기준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은 총 2조98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8년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20개 주요 이머징마켓 통화가 지난 2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내리꽂힌 뒤 상승세를 회복하자 이들 정부가 달러화 매입에 적극 나섰다.
HSBC의 클라이드 와들 전략가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때 외한보유액을 확충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로 인해 자금 이탈과 통화 가치 하락이 맞물리면서 지난 1월에만 이머징마켓 외환보유액은 220억달러 줄어들었다.
블루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20개 이머징마켓 통화는 1월 3% 하락해 2009년 이후 최악의 한해를 맞이했다.
2월까지 내림세를 지속한 이들 통화는 이후 저점 대비 5% 상승했다. 연준의 부양책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진정된 데다 터키와 남아공 등 일부 이머징마켓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통화 가치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외환 헤드는 “인도와 인도네사아 등은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밑도는 실정이었으나 달러화 하락을 계기로 회복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각각 4.9%와 4.1% 증가했다. 인도 역시 지난 9월 3년래 최저치인 2470억달러로 밀렸던 외환보유액이 최근 2850억달러로 불어났다.
중국 역시 1분기 외환보유액이 1268억달러 증가한 3조9500억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러시아는 루블화 방어를 위해 중앙은행이 최근 2개월 사이 달러화와 유로화를 각각 247억달러와 25억유로(34억달러) 매도한 데 따라 외화보유액이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