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이후 강세 유지…정치안정·정책 신뢰↑
[뉴스핌=주명호 기자] 올해 들어 신흥국 통화가 전반적인 강세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인도 루피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정치적 안정, 통화정책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인도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우려에 신흥국 통화들은 대부분 가치 추락을 경험했다. 루피화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한해 동안 달러화 대비 루피화의 절하율은 12%를 상회했다.
하지만 올해 루피화는 상반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월 아르헨티나발 금융불안감에 약세폭을 넓히긴 했지만 이후 꾸준히 강세를 나타내며 연중 최고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연초 62루피 수준이었던 달러/루피는 13일(현지시각) 59.92루피까지 하락했다(루피 강세).
올해 초 이후 달러화 대비 인도 루피화 변동 추이. [자료 : Thomson Reuters] |
루피화가 힘을 받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새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다. 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의 총선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친기업, 친개혁을 표방해온 나렌드라 모디 후보가 차기 총리직에 오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JP는 출구조사에서 전체 하원의석의 과반을 넘긴 299석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라증권 옌스 노르드빅 외환전략부문 수석은 "인도 선거가 건설적인 결과를 보일 것이란 기대로 매수 포지션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신흥시장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루피화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중앙은행(RBI)에 대한 신뢰감도 루피화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작년 9월 RBI 총재직을 맡은 라구람 라잔은 취임과 동시에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8%까지 끌어올렸다.
높아진 금리는 수익률을 쫓는 해외 투자자들을 발걸음을 인도로 돌리는 동인이 되고 있다. 특히 연준이 최근 최저금리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시사한 것도 핫머니(단기자금)의 인도행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투자전략가들은 이미 루피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차기 정부가 수립될 경우 외국인의 직접 투자 기회폭이 넓어지면서 루피화 가치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럴의 킷 저크스 외환 투자전략가는 "신흥국 친화적인 투자환경과 중앙은행 신용도로 루피화는 투자자들의 리스크선호 물결에 동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