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지역 선관위 등 공격 도중 다수 사상자 발생
[뉴스핌=김동호 기자] 지난 주말 실시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결과, 90% 가까운 주민들이 독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실시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89%의 유권자가 찬성했다고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밝혔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네츠크주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로만 라긴 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 종료 직후 "유권자의 89%가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투표를 진행함에 있어 독립적인 참관인이 없었기 때문에 투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도네츠크주와 함께 주민투표를 실시한 동부지역의 공업지대 루한스크주는 아직 개표결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들 지역의 주민투표 결과 분리·독립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올 경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열을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 냉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선거에 대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서방국들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서방국들은 이 주민투표가 수치스러운 것으로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비난하는 한편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뒤 몇 주일만에 다시 우크라이나 국토를 잠식하기 위해 그런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 장갑차들이 동부 지역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를 잇는 주요 도로를 막고 검문을 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도네츠크주의 크라스노아르메이스크와 루간스크주 노보아이다르 등에선 정부군이 지역 선관위 건물을 공격,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부군은 투표함이 운송돼 있던 선관위 건물 진입을 시도하던 중 분리주의 시위대가 이를 저지하자 비무장 주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장갑차를 앞세우고 크라스노아르메이스크 도심으로 진입해 시청 건물과 경찰청 건물을 포위했다.
현지 언론은 군인들이 선관위에 옮겨져 있던 대다수의 투표인 명부와 투표함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데니스 푸쉴린 공동의장은 "정부군의 방해에도 선관위 위원들이 투표함과 투표인 명부 등을 갖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루간스크주 크레멘스크 마을에서는 현지 투표소로 진입하던 정부군 장갑차를 저지하던 주민 2명이 총격을 받아 부상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