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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정재영 "매번 변신? 자세히 보면 다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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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배우 정재영(44)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는 사람 냄새 나는 배우다. 식상하지만 이것 외에 달리 적합한 말을 찾을 수가 없다. 18년이란 시간 동안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그는 한순간도 정재영이란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가벼움과는 확실히 다르다. 오랜 시간 몸에 밴 프로 의식과 그 속에 편안함이랄까. 그저 ‘인간미’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가 그에게는 있다.

“나 이제 슬슬 질리죠?” 연이어 개봉한 작품 탓(?)에 의도치 않게 다작 배우가 됐다는 그에게 또 이렇게 만난다는 인사를 건네자 호탕한 웃음이 돌아왔다. 늘 그랬듯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어색한 공기는 없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정재영답게, 유쾌하게 분위기를 리드해 나갔다.

전작인 영화 ‘플랜맨’의 여운이 가시기가 무섭게 정재영이 방향을 틀었다.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에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추격 스릴러로. 그가 새롭게 선보인 영화 ‘방황하는 칼날’은 한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돼버린 아버지, 그리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의 가슴 시린 추격을 그린 드라마다. 그런데 어째 이번에는 만만찮아 보인다. 다소 가벼웠던 전작에 비해 확실히 감정의 농도가 짙어졌다.

“사실 처음 ‘방황하는 칼날’ 시나리오를 봤을 땐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단지 디테일하고 리얼리티한 부분이 좋았죠. 그리고 진짜 그럴 거 같은 상황들, 인물 간의 방황하는 갈등 등이 전반적으로 현실감이 있었고 되게 독특했어요.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죠.”

극중 정재영이 열연한 상현은 아내를 잃은 후 딸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상현의 딸 수진이 또래들에게 강간·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직접 범인을 마주한 상현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살인 용의자가 된 채 또 다른 공범을 찾아 나선다.

“물론 상현을 이해해요. 실제 저라도 이성을 잃고 덤볐겠죠. 근데 죽였을지는 모르겠어요. 오히려 내가 죽었을 수도 있죠. 다만 그 순간엔 미쳤을 거예요. 아들이 누구한테 맞고 있는 거만 봐도 부모는 이성을 잃죠.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무조건 적인 거예요. 내 배로 난 내 새낀데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그렇기에 상현의 살인도 사실 심증으로는 정당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나라 법으론 무죄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

언제 어디서나 자타공인 분위기 메이커로 소문난 정재영. 하지만 이번 촬영장에서는 좀 달랐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성민 역시 그의 모습이 낯설었을 정도다. 역할이 역할인 만큼 깊게 파고드는 감정 연기를 이어가야 했던 까닭이다. 이성민은 “그 수다쟁이가 말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그의 고충을 대변하기도 했다.

“에이~ (이)성민이 형이 과장해서 포장해 준거지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다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무겁잖아요. 또 충분히 느껴야지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요. 괴롭지만 그런 부분을 충분히 느끼려고 하다 보니 평소보다 조금 덜 까불게 됐죠. 캐릭터 자체도 특별히 준비할 거보다는 오로지 상황과 아버지의 감정이 중요했고요.”

앞서 언급했듯 지난겨울부터 영화 ‘우리 선희’, ‘열한시’, ‘플랜맨’을 연이어 선보인 정재영은 당장 ‘방황하는 칼날’ 말고도 오는 30일 ‘역린’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작을 하면서도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능력을 극찬하고 나서자 “자세히 보면 다 비슷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자신의 강점도 “특별하지 않은 게 전부”라는 그는 칭찬이 영 낯간지러운 듯 농으로 웃어넘겼다.

“롱런해야 되는데 흥행 때문에 지금 위기에 봉착했어요(웃음). 물론 만든 작품이 잘 돼야 하고 다 잘됐으면 좋겠죠. 근데 저한테는 사실 다 똑같이 소중한 친구예요. 작품이 잘됐다고 좋은 친구고 못됐다고 나쁜 친구는 아니죠. 근데 제가 빨리 까먹는 스타일이거든요. 기억력이 별로 없는 게 이럴 땐 이득이죠(웃음). 작품이 흥행하지 않더라도 다음에는 더 잘되겠지 이러고 털어버려요.”

바쁜 촬영이 끝난 정재영은 요즘 집에서 힐링 중이다. IPTV 마니아(?)답게 영화와 미국 드라마 등을 보며 가벼운 여가를 즐긴다. 하지만 달콤한 휴식도 잠시, 곧바로 ‘역린’ 홍보에 합류할 계획이다. 그런 그에게 “그럼 ‘역린’ 때 또 뵐까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자 “2주 후인데 현빈이 아닌 내가 또 보고 싶겠냐”며 호탕하게 웃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돌아서는 순간까지 영화 홍보를 잊지 않았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모든 사건을 바라볼 때 더 넓고 깊게 바라보자고 느꼈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 집에 있는 가족들을 사랑하자는 생각도 많이 했죠. 사실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하고 있으니 배우로서는 꿈을 이뤘다고 봐요. 더 큰 꿈은 없어요. 그냥 지금처럼 다양한 작품을 한 오십 년 더 했으면 좋겠는 거?(웃음)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조금 더 지금보다 남을 잘 이해하고 포용해줄 수 있는 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죠. 힘든 일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후배들과 자식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아버지 정재영? 그저 평범한 아빠죠”

영화 속 비극에 어른들의 잘못이 깔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친 어른들의 관심, 혹은 무관심이 아이들을 어긋나게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실제 11살, 15살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정재영은 어떤 아버지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저는 약간 관심 정도?(웃음) 너무 과하다 싶으면 제재하는 정도죠. 근데 남자아이들이라 저한테는 무뚝뚝하고 엄마한테는 다정다감해요. 보고 있으면 질투 나죠. 그래도 가끔 목욕탕도 같이 가고 여행도 가요. 여행은 주로 가족 여행이죠. 저랑 아내가 여행을 좋아해서 가는 데 아이들은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필요한 거라고 매번 데리고 가죠. 제 스케줄이랑 얘들 방학이랑 맞춰야 해서 자주는 아니고 일 년에 한 번 정도 가요.

이번에도 ‘역린’ 촬영 끝나고 3월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어요. 난생처음 미국 서부 쪽을 갔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보름 정도 있으면서 진정한 대자연을 느끼고 왔어요. 정말이지 오기 싫더라니까요. 사실 제가 나중에 나이 들면 ‘꽃보다 할배’에 출연하고 싶을 정도로 여행을 굉장히 좋아해요. 대리만족으로 여행 관련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죠. 특히 자연 동물 이런 게 많은 곳이 좋아요. 전 이상하게 뛰어노는 동물을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에버랜드도 자주 가고 싶은데 가족들이 안 갈라고 해서 작년에 제 생일에 갔어요(웃음). 아이하고 어른하고 완전히 바뀌었다니까(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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