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최대성과로 평가…中 달래기 효과도
[뉴스핌=주명호 기자] 일본 정부가 냉전시기 미국이 연구용으로 제공했던 무기급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약 320㎏에 달하는 핵물질을 반환하는 데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양국은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NSS)에 맞춰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서명에 따르면 반환 대상 핵물질은 우선 미국으로 운반된 후 플루토늄은 폐기처분, HEU는 민수용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핵물질 반환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어니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부 장관(좌)와 이소자키 요스케 일본 총리보좌관(우). [사진 : AP/뉴시스] |
반환되는 핵물질은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산하 고속로 임계 실험장치(FCA)에 사용돼 왔다. 양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총 반환 규모는 약 320㎏(약 700파운드)로 추산되며 이중 HEU가 200㎏(약 450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최대 50개에 이르는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합의를 핵안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중 최대 성과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0년부터 NSS 참가국에 대해 핵물질 축소 및 테러리스트에 의한 탈취 방지 강화를 촉구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일본과 미국 양국 간 동맹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일본의 핵물질 보유에 대해 거듭 반발해왔던 중국의 우려를 다소 누그려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폐연료봉 재처리공장을 포함한 '핵연료 주기'(채광, 정제, 사용, 처분 등 핵연료 사용과 관련한 전 과정) 시설을 완비하고 있으며, 과거 프랑스 등 해외에서 재처리해 반입한 분량을 포함해 현재 약 44t(톤)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유 중이다. 이로 인해 언제든지 의지만 있으면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이전부터 일본의 핵물질 보유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지난 17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바오둥(李保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일본은 무기급 핵물질을 보유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