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태국 낙농업 '수혜'…日 에너지수입 부담 증가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일본 아베노믹스가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를 흔들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선진국 환율전쟁으로 수혜을 받은 산업과 피해를 입은 산업을 각각 조명한 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눈길을 끈다.
◆ 엔 약세에 日 관광업 '호황'…태국·인니 낙농업도 '활짝'
지난해 도쿄 디즈니랜드는 사상 최대 연간 매출 및 방문객수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에 해외여행 부담감이 커지면서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국내파'가 늘어난 까닭이다.
일본 관광업은 아베노믹스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2012년 860만명을 기록했던 해외 방문객수는 작년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수준을 경신했다.
일본을 방문한 해외관광객 추이. [자료 : 일본 관광국, FT 재인용] |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선 축산업자들이 웃었다. 급락한 통화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수출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루피아화는 달러화 대비 20%, 바트화는 9% 절하됐다.
FT는 이로 인해 홍콩 유유시장에서 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금 및 사료비 압박에도 태국산 유유는 호주산 우유보다 20%나 저렴한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산 우유도 호주보다 30%나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수출증대는 경상적자 문제 해결에 고심 중인 인도네시아 당국에게는 특히나 반가운 소식이다. 기대치를 뛰어넘었던 작년 4분기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늘어난 수출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4분기 인도네시아 GDP성장률은 직전년 같은 기간 대비 5.7% 기록해 전망치 5.3%을 상회했다.
◆ '금치'된 김치…日 온천산업은 '울쌍'
한국 김치업계들은 엔화 약세에 한숨이다. 비싸진 김치가격에 최대 김치 수입국가인 일본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값싼 중국 김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한국 김치수출은 타격을 입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김치 무역적자는 2800만달러를 기록해 2012년 400만달러 적자보다 7배나 늘어났다.
김치 무역수지 추이. [자료 : 한국무역협회, FT 재인용] |
관광업이 빛을 봤지만 일본 또한 엔약세가 마냥 힘이 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일본 무역수지는 기나긴 적자행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2조7899억엔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원전가동 중단으로 해외 에너지의존성이 높아진 가운데 에너지 수입비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들도 휘청거리고 있다. FT는 대표적으로 일본 온천사업이 엔약세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도 수입비용 증가가 부담이 되고 있다. 인도 국내 샴푸업계들은 샴푸 생산에 필요한 화학재료 수입비용이 높아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일부 기업들은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기존보다 두배로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