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순익 중 은행 비중, 72~199% 달해
[뉴스핌=노희준 기자]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주요 은행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40%의 순익 감소로 어닝 쇼크를 맞은 데 이어 금융지주의 '질'도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쏠림 현상이 완화된 지주도 있지만, 이는 은행의 순익 감소폭이 지주 순익 감속폭도 더 컸기 때문에 얻은 쑥스러운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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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주요 은행 순익이 지주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각주는 아래 표 참조 |
우리은행의 경우 이 비중이 199%를 기록했다. 은행이 번 것을 다른 계열사가 까먹었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5760억원을 벌었지만, 장부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되는 우리투자증권계열 자회사들에 대한 손실(-3934억원)등이 지주 차원에서 반영되면서 금융지주 전체 순익은 3000억원 이하로 주저앉았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벌어들이는 순익 비중이 100%를 넘었다. 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개별기준 순익을 단순 합계한 것으로 연결 조정을 하면 낮아질 수 있다. 2012년 계열사 내 적자를 봤던 카드, 저축은행, 생명도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은행 비중이 낮아진 것은 은행 순익 감소폭(37%)보다 지주 순익 감소폭(66%)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은행보다 다른 계열사가 상대적으로 더 못벌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KB금융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총 1조2830억원의 지주 순익 중 8422억원을 은행이 벌어 은행 쏠림(66%)이 지난해보다 완화됐다. 하지만 이 역시 비은행 부문이 돈을 더 벌어들였기 때문이 아니라 은행의 순익 감소폭(42%)이 지주 전체의 순익 감소폭(26%)보다 큰 탓이다. 은행이 비은행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더 못한 것이다.
금융지주 중 그나마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신한지주도 지주 전체 순익에서 신한은행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지난해와 대동소이했다. 신한지주 연간 순이익이 전년대비 2조원을 하회한 것은 2009년 이후 4년 만인데, 은행 손익 감소(17.4%)가 거의 지주 차원(18%)으로 연결된 것이다
문제는 국내 은행이 대부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고 이자이익은 기본적으로 저금리 기조 하에서는 많이 거둬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지주→은행→이자이익'으로 순익 의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그룹 전체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 정체를 벗어나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올해는 최근 카드 3사 정보유출로 관련 카드사에 대한 직접적인 영업제한은 물론 금융지주사 내 고객정보 공유에 대한 통제 강화가 예고되고 있어 지주사를 통한 시너지 창출과 그에 따른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순익 균형을 맞추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 계열사간 정보공유에 제한 흐름에 대해 "지주사의 설립취지인 그룹 시너지 확대에 제한이 예상되고 그룹 내 고객기반 활용도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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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주요 은행 순익이 지주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지주나 은행 모두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익 단위: 억원, % 은행=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외환은행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금융공시시스템> 단,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은행+외환은행의 순익은 하나금융 자료 2013년 하나은행+외환은행 순익은 개별기준 순익 단순 합산 |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