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 실패로 비판 목소리 커져
[뉴스핌=주명호 기자] 여당 내 권력 투쟁에서 밀린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가 결국 사임을 표명했다. 연립정부 구성 후 제대로된 경제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연립정권을 이끌고 있는 레타 총리의 민주당이 최고의사결정기구를 통해 새정부 구성안을 지지하면서 결국 물러날 뜻을 밝혔다고 13일(현지시각) 전했다.
레타 총리는 집권 10개월간 경제 개혁은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133%에 이르며 청년 실업률 또한 40%를 넘어선 상태다.
이날 민주당 당 중앙지도위원회는 마테오 렌치 대표가 제출한 정부 교체 요구안은 찬성 136표, 반대 16표로 가결시켰다. 레타 총리는 14일 조리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새롭게 선출된 렌치 대표가 유력한 후임 총리로 거론되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민주당 대표. [사진 : AP/뉴시스] |
렌치 대표는 2018년까지인 이번 임기를 통치할 수 있는 새정부 구성을 촉구해왔다. 그는 새정부가 혁신과 근본적 개혁을 통해 경기침체로부터 나올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레타 총리가 정치 개혁 국면에서 결정을 뒤로 미루고 사상 최고수준인 실업률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해왔다.
올해 39세인 렌치 대표는 피렌체 시장 출신으로 이탈리아 국민들이 싫어하는 중앙정치 대신 지방행정 중심으로 경험을 쌓아왔으며 대중적 인기도 높다. 실제로 1월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탈리아인 중 54%가 그의 통치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밝혀 민주당 지지율인 25%를 크게 웃돌았다.
레타 총리의 사임 표명 후 연립정부를 구성해왔던 중도우파 출신 안젤리노 알파노 부총리는 렌치 대표의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새정부 정책이 좌편향된다면 지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