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전망 잇따라 하향조정…'주가하락은 매수기회' 반박도
[뉴스핌=최영수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계 리포트로 인해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어둡게 전망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3일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에 대한 리포트를 일제히 쏟아내고, 영업이익 예상치를 대폭 낮췄다. 이는 최근 BNP파리바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780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적부진의 이유로는 ▲급격한 원화 절상 ▲신경영 선언 20주년 특별보너스 지급 ▲스마트폰 판매 둔화에 따른 핵심부품의 수요 부족과 가격하락 압박 등을 꼽았다.
◆ '외국계 따라하기' 뒷북 전망 여전, 불안감은 공통
이에 KDB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10조2000억원에서 9조3000억원으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190만원에서 175만원으로 낮췄다.
우리투자증권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당초 10조800억원에서 9조2700억원으로 하향조정한 뒤 목표주가 190만원은 유지했다.
신한금융투자도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인 10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고, 다른 증권사들도 잇따라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데 동참했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특별 보너스 비용은 7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보다 높을 전망"이라며 "지급대상이 삼성전자 국내 정직원뿐만 아니라 해외 직원 등 전체 직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이 포화되고 애플의 저가 제품 출시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 속도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 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된 새로울 것 없는 이슈이지만, 그 동안 무사히 지나갔다. BNP의 보고서는 올해 이러한 '변곡점'이 올 수 있다는 핵심을 찔렀다는 점, 환율 하락과 함께 제출되어 시장을 흔드는 힘이 강했다.
◆ "일회성 비용 불과"…'외국계 흔들기'에 반박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가 '일회성 비용'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폭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4분기 영업이익 감소의 상당부분은 7000억원 규모의 연말 특별보너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즉 실적이 나쁜 게 아니라 호실적에 따른 특별보너스 지급은 전혀 악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이 펀더멘탈 이슈가 아닌 특별성과급, 환율 등 비영업적 이슈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최근 주가조정은 과도하다"면서 "4분기 실적 내용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최근 주가조정은 매수 기회"라고 제시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도 "4분기 실적 우려에 따른 최근 주가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라며 "1분기부터는 비용절감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원달러 강세와 엔저 지속 등 외생 변수 악화와 실적 둔화가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면서 "올해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적 주가상승 여력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도 실적발표 일정을 조정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어 향후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날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중 1% 넘게 하락하면서 120만원대 후반까지 내려갔고, 코스피는 일시 1950선 아래로 밀렸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