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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2 - 그동안 나때문에 힘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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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난 지 얼마 안 된 어느 봄날의 작약도. 찰랑이는 바닷물과 수면에 찬란하게 부서지는 맑은 햇살. 수평선을 바라보며 함께 포개 앉은 암록색 바위섬. 우리 바로 위를 끼륵끼륵 날던 갈매기들과 그 울음소리를 흉내내며 밝게 웃던 너의 청아한 목소리. 붉게 타오르던 작약꽃들....그리고 우리 등 뒤로 삼킬듯이 무섭게 들이차 있던 바닷물.

현주
네 이름을 자꾸 부르니 내 혀에 윤기가 돌고 그대가 파르르 날아올 것 같다. 아픔 속을 걷는 그대. 너의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그 속에서 빨간 작약꽃 피워내길 바란다. 인색한 애정 속에 나는 공연히 콩이나 찧는 절구통처럼 굳어갔고, 그러한 나를 보며 그대는 얼마나 많은 희생과 행복의 연출을 했는가. 이젠 그대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리라. 고급 필름이 든 카메라가 되어 그대 안의 멍, 비애, 고독, 그리움....다 찍고 싶다.

찻집 창유리 너머 LG25시, 포장마차, 문방구, 숯불구이집이 보인다. 우리가 함께 볼 땐 대수롭지 않은 풍경이더니, 너 없이, 물기 없는 눈으로 보니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추억이면 안 되는데. 우리가 이 거리를 걸으며 아이들과 오뎅도 사먹고, 스티커도 사 주고 해야 하는데. 너와 마시던 모과차 한 잔, 하얀 쌀밥, 청국장. 냉이국, 동동주.....단순한 사물들이 꽉 찬 의미들로 떠올라 내 가슴 속에 별이 된다. 이 아름다운 별들을 달아주지 못하고 진흙이나 안겨주었던, 지난 세월이 부끄러워진다. 현주. 너의 아픔 속에서 나의 아픔을 느끼며, 내 본성을 되찾는 것 같다. 자꾸 밝아지고, 그 밝아짐으로 너의 전신을 비추고 싶다. 너를 향한 그리움 속에 익사할 것 같다. 


10.12. 밤 10시 반. 집에서

이제야 그대를 제대로 보게 되는 것 같다. 내 눈망울을 뒤집어쓴 독한 껍질이 벗겨지고, 사랑의 향기 속에 온유한 그대가 보인다. 많이 말랐구나. 힘들어했구나. 내 어찌 그대를 이렇게까지 만들었는가. 참아내는 것이 약간의 불편이거나 눌러 삼키면 대강 가라앉는 것이려니 여겼는데, 이렇게 멍들어버리다니.

진실이 아니었다. 직장생활 십 년. 이리저리 발버둥 치며 쫓아 다닌 것이 결국 허상의 굴레였단 말인가. 미혹의 세월이었다. 지금껏 이뤄낸 것도 없고 오히려 잃기만 했어도, 그대 하나 찾았으면 됐다. 바로 곁에서 매일 웃고 바지런 떨던 무대 뒤에, 그대 영혼의 온갖 슬픈 잡동사니 소품들이 보인다.

내 앞에 멍든 그대를 느끼면서, 다시금 내 삶의 존립 이유와 설 자리를 정한다. 우리의 인연이 시작된 우연한 그 순간부터 난 사랑을 직감했고 당연히 내 삶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그대를 선택한 적이 없다. 그대는 내게 ‘선택’이라는 형식을 띤 존재가 아니었다. 그대와 나는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었다. 약혼이니 결혼이니 하는 금줄들이 우리의 물줄기에 간간히 마디를 잡을 뿐이었다. 

오늘 낮, 숙의 집에서 며칠 쉬고 오겠다고 네가 떠난 후, 불길함과 공허가 짙게 감도는 방안을 혼자 몇 시간이고 빙빙 돌다가 장롱을 열어보았다. 훅, 진한 향기와 함께, 너의 형체를 담았던 원피스, 블라우스, 치마.....그 옷들을 보는 순간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육체를 바라보는 듯한 전율이 짜릿하게 훑고 지나가는 동안에도 색깔이 새삼 곱다는 의아함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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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11승, 배드민턴 새 역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쓰면서 2025년을 마무리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안세영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섰다. 안세영. [사진=BWF] 1게임은 안세영이 주도했다. 8-8 이후 랠리 싸움에서 우위를 잡았고, 왕즈이의 범실이 겹치며 21-13으로 먼저 가져갔다. 2게임에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왕즈이가 공격 정확도를 끌어올리며 리드를 지켰고, 안세영은 추격했지만 18-21로 내줬다. 3게임은 체력전 양상 속에서 왕즈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안세영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5-6까지 달아난 뒤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한 점 남겨둔 20-10에서 왼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렸다. 주심은 메디컬 타임을 주었지만 안세영이 원했던 스프레이는 뿌리지 못한 채 경기에 다시 돌입했다. 안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참고 뛰었다. 대각선 하프 스매시로 셔틀콕을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 '96분의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 [사진=BWF]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관중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이며 '11승 세리머니'를 했다. "짜요"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치던 중국 홈관중을 침묵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올해 펼쳐진 여덟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 차를 입증했다. 안세영의 시즌 11승은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시즌 성적은 73승 4패로 승률 94.8%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한 시즌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최고 승률이다. 안세영. [사진=BWF]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파이널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더해 시즌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다. 커리어 누적 상금도 257만 달러로 역대 최고다. 안세영의 2025년은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한 시즌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안세영이 파이널스 챔피언에 오르자 SNS에 시즌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을 거둔 한국의 안세영 사진을 게재하면서 'GOAT'라는 단어를 새겨넣어 그녀가 이미 리빙 레전드임을 인정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12-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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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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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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