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SUV 시장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대차 베라크루즈가 이름값을 못하며 계륵(鷄肋)으로 전락하고 있다. 출시된지 7년 지난 구형 차종이라는 점이 판매 부진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SUV는 국내 23만6127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실적으로 중형차 이하 판매 감소분을 SUV가 만회한 것이다.
올들어 11월까지 베라크루즈는 3934대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30.5% 줄었다. 싼타페와 투싼ix가 각각 24.8%, 15.7%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올해 SUV 판매는 차종에 따라 최대 60%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인 점이 주목된다. 전년 동기 대비 한국지엠 쉐보레 캡티바는 59.2%, 쌍용차 렉스턴W 51.3%, 르노삼성차 QM5 4.7% 각각 올랐다. 렉스턴은 지난 2001년 9월 출시됐으나 지난해 11월 렉스턴W로 다시 선보였다.
베라크루즈는 지난 2006년 10월 첫 출시 후 해마다 부분 변경을 거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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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크루즈는 현대차의 첫 V6 3.0ℓ급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급ㆍ고성능ㆍ럭셔리 SUV를 지향했지만 판매 가격이 높은데다, 올초 싼타페 롱보디 모델인 맥스크루즈 출시로 인해 존재감이 더 사라졌다.
싼타페 보다 큰 맥스크루즈가 베라크루즈 판매에 제동을 건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출시된지 오래된 베라크루즈를 굳이 비싸게 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적으로 맥스크루즈 차체 길이는 4915mm로 현대차가 판매하고 있는 ▲투싼ix ▲싼타페 ▲베라크루즈 중 가장 긴 만큼 덩치면에서도 베라크루즈를 위협한다.
실제 맥스크루즈는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7982대 판매, 베라크루즈의 2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관련 업계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경제성을 추구하는 만큼 V6 3.0ℓ급 디젤 엔진이 연비, 자동차 세금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SUV의 장점은 경제성과 넓은 실내 공간인데 베라크루즈 판매 가격은 그랜저 보다 높고, 구형 모델이다”면서도 “베라크루즈는 국산 최고급 SUV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현대차 SUV=싼타페’라는 이미지로 인해 베라크루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라크루즈는 많이 판매되는 차종이 아니다”며 “고급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있는 만큼 단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베라크루즈 판매 가격은 3842만~4218만원(선택사양 별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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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 국내 주요 SUV 내수 판매<각사 취합, 송유미 미술기자>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