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론 등 전문직 신용대출 중단도 고민중
[뉴스핌=노희준 기자] IBK기업은행이 오는 22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한다.
최근 다른 시중은행들이 대출인을 통한 신용대출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생긴 일종의 '풍선효과' 때문이다. 신규 신용대출의 통로가 막히자 기업은행과 계약을 맺은 대출모집인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기업은행의 부담이 커졌다.
기업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닥터론' 등 전문직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중단을 고민 중이다.
대출모집인은 한 개의 금융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대가로 신용대출 등의 각종 금융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개인대출상담사나 대출모집법인을 말한다.
[자료=성완종 의원실] |
이 관계자는 "(모집인법인)현장에서도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다른 데가 다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을 중단하면서 기업은행쪽으로 (고객이) 쏠리는 것 같다고 한다"며 "(모집인을 통한) 전문직 대상의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업은행을 제외하고 시중은행에서 외국계 은행과 지방은행을 빼고는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을 하고 있는 곳이 없다.
최근에는 지난 1일 외환은행이 모집인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앞서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지난 10월 1일부터, 신한은행은 9월 26일, 국민은행은 9월 13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모집인대출을 하고 있지 않으며 산업은행은 아예 모집인 대출 제도가 없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최근 대출인 모집 중단 선언을 하기 이전부터 올해 상반기에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에 속도조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성완종 의원실] 대출 가운데 신용대출 부분임, 단위: 억원 |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 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시중은행 16곳의 신용대출 가운데 모집인대출 비중은 지난해말 16.1%에서 올해 상반기 12.98%로 3.10%P 하락했다.
국민은행 8.5%P, 외환은행 4.9%P, 농협은행 2.3%P, 우리은행 1.8%P 감소했다. 반면 기업은행은 외려 9.1%P, 신한은행은 2%P 늘었다. 기업은행의 경우, 모집인 대출을 통한 신용대출 잔액 자체도 상반기 2262억원으로 농협은행(3540억원)에 비해 두번째로 많다.
기업은행이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을 원하는 직장인이 자사쪽으로 몰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은행 창구 방문을 통한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1% 안팎이지만, 최근 대출인을 통한 신용대출 연체율은 일부 은행의 경우 4%선까지 높아진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출인을 통한 신용대출을 중단한 다른 은행들도 대부분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이 연체 우려가 높다는 점을 중단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최근 중단을 선언한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 등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연체율과 불완전 판매 우려 등을 이유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면서 사실상 제동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건전성 관리를 잘 해 왔는데, 풍선효과로 (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 부분이 늘면서 관리가 잘 되던 건정성 부분이 떨어질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