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양특' 등 입장 밝혀야" vs 與 "시정연설이 흥정대상인가"
[뉴스핌=함지현 기자] 여야가 오는 18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른바 '양특'(특별검사와 국정원 개혁특위)'과 '감세기조 포기' 등 그간 강조해 온 사안을 시정연설에 포함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시정연설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특별검사제 도입,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회 특위 구성, 민생공약 실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며 "민주당의 3대 요구사항도 과거에 매달리자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과 일벌백계를 통해서 앞으로의 재발을 막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45명도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시정연설 전까지 대선 관련 모든 의혹을 깨끗이 밝히기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정원 개혁 국회 특위 구성 등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검과 특위 수용은 국가기관의 정치개입 재발방지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만일 이번에도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책임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이후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수용이 없을 경우 향후 또다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이명박정부의 부자감세 기조 계승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장 정책위의장은 고위정책회의에서 "박근혜정부는 나라를 국고부족, 지방재정 파탄으로 내몰고 가는 재정운용 기조를 전면 개혁하고 MB정부의 감세기조를 계승하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며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등으로 세입기반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것만이 국민에 대한 약속을 실천하고 건전한 재정을 회복하는 길이다. 이번 시정연설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새누리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시정연설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고, 국회를 협박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세 가지 사항에 대한 입장발표를 요구하고, 이에 대한 입장표명이 없으면 다시 국회 일정을 거부하겠다고 한다"며 "민주당이 요구한 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 도입 문제는 현재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사안에 대한 특검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 개혁은 자체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 개혁안에 대해 국민들께서 동의하지 않을 경우, 다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민생공약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공약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국회에서 예산안과 법안으로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조목조목 따졌다.
이어 "국회 복귀가 진정 국가와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조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섬기는 책임 있는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