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워싱턴의 임시 예산안 및 부채한도 증액 합의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자금 유입이 주춤했던 펀드와 증권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이번 의회 합의가 한시적으로 시간을 번 데 불과하지만 일단 과감한 베팅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출처:AP/뉴시스) |
18일(현지시간) 시장 리서치 업체인 크레인 데이터에 따르면 17일 하루에만 미국 머니마켓 뮤추얼펀드로 89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또 기관 투자자의 머니 펀드에 111억달러가 유입됐고, 이 가운데 미국 국채에만 투자하는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51억달러로 집계됐다.
머니마켓펀드에서 자금 순유입이 발생한 것은 지난 1일 연방정부 폐쇄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이른바 ‘셧다운’이 지속됐던 16일까지 총 619억달러의 자금을 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지수펀드(ETF)도 호황을 연출하고 있다. 의회의 막판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지난 16일까지 한 주간 ETF에 밀려든 자금은 105억달러에 달했다.
컨버지엑스의 닉 콜라스 시장 전략가는 “시장 유동성이 투자 상품으로 활발하게 재유입되고 있다”며 “증시 주변의 대기자금의 ‘사자’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고평가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는 한편 밀려드는 유동성이 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S&P 캐피탈 IQ의 마크 아버터 기술적 전략가는 “이르면 연말 이전에 S&P500 지수가 1800선을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로존 상황도 호조를 이루고 있다. 부채위기 국가의 국채로 민간 투자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고, 이탈리아와 독일의 정치 리스크가 꺾이자 과감한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워싱턴의 임시 협상 역시 투자심리를 고무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부도스왑(CDS) 지수와 연계된 구조화 채권에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올들어 소시에떼 제네랄과 SEB AB 등을 필두로 구조화 채권 발행액이 17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2년 전체 발행액에 비해 35% 급증한 수치다.
이 가운데 50개 마킷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지수에 편입된 50개 정크본드와 연계된 채권이 60%의 비중을 차지했다.
노데아 방크의 피터 프로셀 투자상품 헤드는 “기업 디폴트 리스크가 상당폭 하락하면서 관련 신용상품으로 자금 회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들 채권의 리스크가 오히려 주식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에 비해 절대적인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변동성이 주식보다 낮아 투자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위험자산으로 자금 유입을 재촉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로 급락했던 이머징마켓 통화를 포함해 기대 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