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버 "뉴욕증시, 워싱턴 리스크 아닌 다른 요인에 등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상원 지도부가 디폴트 시한을 하루 앞둔 16일(현지시간) 연방정부 폐쇄 종료 및 부채한도 증액안에 합의를 이루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에 증시가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하지만 이른바 워싱턴 리스크 이외에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실질적인 악재가 따로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마크 파버는 뉴욕증시가 워싱턴 정치권의 움직임이 아니라 다른 요인에 의해 등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처:뉴시스) |
‘글룸 붐 앤 둠 리포트’의 대표인 그는 기업 실적과 소비자신뢰의 하락, 기술적 지표의 하락 신호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기업 실적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이익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진다고 파버는 말했다. 3분기 기업 이익이 시장의 예상보다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JP 모간과 씨티그룹 등 3분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은행주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놓았다.
연초 이후 S&P500 지수가 20% 가량 상승하는 등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기업 실적이 부진한 만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영역으로 접어들고,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 따르면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이 연초 17배에서 최근 19배로 상승한 상황이다. 기업 이익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거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경우 주가 하락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파버는 “주가 밸류에이션이 점차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앞으로 5~10년에 걸쳐 잠재 수익률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소비자신뢰 저하도 주식시장의 잠재 복병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고용 불안과 부진한 회복 이외에 이번 디폴트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 기능이 마비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소비자신뢰와 지출이 갈수록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동성의 수혜를 본 것은 전체 미국인의 5%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파버의 진단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증시의 기술적 지표에 주목했다. 지수 상승이 지속되고 있지만 신고점을 돌파하는 종목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오펜하이머의 카터 워스 기술적 분석가 역시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기술적 지표는 주가 하락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오르는 종목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결국 지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