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에 따른 파장이 미국보다 일본 국채시장을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국채의 경우 이미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따른 리스크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성장 모멘텀까지 상당 부분 반영한 데 반해 일본 국채는 미국 통화정책 변수의 파장이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골드만 삭스는 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연말까지 2.75% 선에서 안정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이 투자은행(IB)의 프란체스코 가자렐리 매크로 전략가는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움직임 뿐 아니라 경제 지표 개선과 유로존의 침체 탈피 및 일부 경제지표 향상까지 지난 5월 하순 이후 미국 국채 하락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중순 2.9% 선까지 오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를 훌쩍 넘으며 수직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그는 9월 연준의 테이퍼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후퇴가 미국 국채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연준의 QE가 본격화될 경우 이에 따른 경기 회복 모멘텀 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오히려 국채 ‘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국채 수익률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작 테이퍼링에 따른 하락 리스크에 노출된 것은 일본 국채라고 투자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10조달러 규모의 일본 국채시장은 통상 미국 국채시장과 동조하는 현상을 보이지만 연초 이후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고, 탈동조화가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포 재팬 니폰코아 애셋 매니지먼트의 히라마츠 신지 투자 전략가는 “연준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일본 국채가 이처럼 강한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며 “일본 경제 지표 역시 회복 신호를 보이는 만큼 연준의 테이퍼링과 맞물려 일본 국채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BS 역시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향후 3~6개월 사이 엔화 하락과 이에 따른 일본 국채 약세 흐름이 펼쳐질 것”이라며 “달러/엔이 지난 5월 고점인 103.74엔까지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도카이 도쿄 증권의 사노 가즈히코 전략가는 “아베 신조 총리가 판매세를 두 배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본격적인 상승 추세를 타기 앞서 0.6% 아래로 한 차례 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