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 정치적 부담, 책임 분담 등 일거에 해소 기대한 듯
<사진출처:신화/뉴시스> |
백악관 내부에서는 시리아 공습에 대한 의회 비준 요청은 오바마 대통령의 단독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군사 행동을 둘러싼 정치적인 부담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휴가에서 복귀하는 오는 9일 이 문제를 처리할 예정이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내부에서도 견해가 갈리고 있어 시리아 군사 제재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시리아 공격을 승인할 것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의회의 승인이 없이도 군사적 행동에 나서도록 지시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의회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가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을 강행하는 모험수를 둘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모습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의회가 반대하더라도 미국 정부는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지시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은 내외 정치적 부담을 해소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며, 이 게임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계속 많은 논란을 낳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1일 자 폭스뉴스와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은 백악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시리아 사태 개입에 대한 의회 비준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단독으로 내린 결정이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깜짝 행보는 앞서 마틴 뎀프시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 시기는 그리 민감한 문제가 아니라는 언급과 함께 영국 캐머런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공습안에 대한 승인을 받지 못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0일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안보 담당 부보좌관과 함께 약 45분간 시리아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 7시 경 백악관 대통령 개인 사무실(오벌오피스)에서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시간에 걸치 회의에서 일부 각료는 시리아 공습에 대한 의회 비준안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결심을 굳힌 후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논의한 후에 안보팀을 소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한 외부의 신뢰성 강화와 함께 의회에 책임을 분담해 정치적인 비난을 피할 수 있다는 점들이 고려됐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이번 주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조치로도 해석되고 있다.
시리아 개입 여부가 의회로 넘어옴에 따라 상원과 하원은 휴가가 끝나는 오는 9일 표결을 통해 이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매파적인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시리아에 대한 공습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어 의회에서 공습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만친 상원의원과 같은 인물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필요한 만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회가 휴가에서 막 복귀하는 시점이어서 공습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강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미국 정부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시리아에서 가져온 모발과 혈액 샘플을 조사한 결과 사린가스가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케리 국무장관은 날이 갈수록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증거는 더 확실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