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에서 9월 중추절(中秋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가 선물 매출이 급감하는 대신 '보름달 보험' 상품이 등장하는 등 명절 선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7일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 등 중국 언론은 중추절을 맞아 중국의 전통적인 '명절 경제'를 소개하면서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가 26일부터 '보름달 감상 보험'을 출시했으며 예년과 다르게 월병, 민물게, 건강식품 등 선물세트 판매량이 당국의 근검절약 풍조로 인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중추절 기상 악화로 보름달 못 보면 보험금 받는다
최근 타오바오(淘寶)가 26일 출시한 중국 최초의 '보름달 보험'상품이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타오바오 보험은 알리안츠 재산보험 차이나유한공사와 중추절을 맞아 '보름달 보험'상품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보름달 보험 상품은 중추절 기간 기상 악화로 보름달을 감상하지 못한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보름달 보험 상품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보험료 20위안짜리 상품으로 가입자가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에서 중추절 기간 날씨가 좋지 않아 보름달을 보지 못했다면 50위안을 지급받게 된다.
나머지 하나는 99위안짜리 상품으로 상하이, 광저우, 선전 외에 보름달 감상 지역 범위가 41개로 늘어나며 중추절 기간 이 지역에 해당하는 가입자가 기상 요인으로 보름달을 볼 수 없을 경우 188위안의 보험료를 수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보름달 감상 여부와 관계없이 중추절 기간 '보름달 보험' 가입자가 갑작스런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을 경우 10만 위안 상당의 상해보험료가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안츠 재산보험 관계자는 "오는 9월 19일 중추절 당일 중국기상청 공식 사이트가 베이징 시간 18시에 발표한 20시에서 다음날 새벽 2시에 해당하는 기상 정보를 기준으로 해당 지역에서 기상 악화로 보름달을 보지 못한 경우 가입자에 보험료가 지급된다"고 소개했다.
타오바오에 따르면 타오바오 온라인 보험이 출시된지 지난 3년간 성사된 보험 거래 규모가 10억 위안(약 1825억원)을 넘어섰으며, 현재 22개 보험사가 타오바오와 제휴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검절약 풍조에 중추절 고급 선물시장 '꽁꽁'다자셰(大閘蟹 중국산 민물게) 선물세트.
한편 올 중추절 기간 중국 고급 선물시장은 당국의 반부패와 근검절약 강조 탓에 때 아닌 한파를 맞고 있다.
매년 중추절 연휴 때면 인기를 끌었던 월병과 민물게, 건강식품 등 선물세트 판매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중국 화룬완자(華潤萬家) 슈퍼마켓 홍보 담당자인 마오닝닝(毛寧寧)은 "올해 중추절을 맞아 고가와 중저가 월병 세트를 출시했는데, 200~500위안짜리 중간 가격 선물세트 20%, 고가 선물세트 3%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50위안 가량(약 9100원)의 저가 선물세트"라면서 "고가 선물세트 가격도 예년의 980위안(약 18만원)에서 올해 688위안(약 13만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중국 수산물 업체인 왕스수산(王氏水產) 왕즈창(王志强) 회장은 "올해 다자셰(大閘蟹 중국산 민물게) 중추절 상품권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다자셰 상품권은 주로 기업에서 선물용으로 구매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작년만해도 1000위안짜리 상품권을 구매했지만 올해에는 450위안짜리 상품권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항저우(杭州)의 한 약재상 관계자는 "중추절 대목인 지금 동충하초 판매량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절반 가량이나 줄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2년 기준 명절을 위주로 한 중국의 선물시장 규모는 약 8000억 위안(약 146조원)정도로 설과 중추절 등 중요한 명절 기간에 대부분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