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한국조선은 올 들어서도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주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수주난 및 저가수주가 조선업계의 실적회복에 발목을 잡았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올 2분기에도 실적부진이 지속됐다. 한진중공업 등 일부 조선사의 실적이 나아지긴 했지만,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실적개선으로 분석된다.
세계 1위를 자부하는 현대중공업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3조910억원, 영업익 289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23.5%나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2%에 불과하다.
조선과 해양, 플랜트 등 주력사업의 수익성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정유부문과 전기전자시스템, 그린에너지 부문이 적자를 내면서 전체 실적을 갉아 먹었다.
현대중공업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은 1분기 2268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4550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순손실 규모는 1조2470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역시 7900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3% 감소했다.
STX 관계자는 “주가하락 및 계열사 채권감액 손실 반영, 지급보증 및 선수금환급보증에 대한 충당부채 발생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매출 3조7982억원, 영업익 2861억원, 순이익 215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과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3.3%, 11.5% 증가한 것이며, 영업이익은 소폭(0.7%) 감소한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이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침체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 기자> |
장기간 지속돼 온 노사문제를 해결하고 모처럼만의 상선수주까지 성공한 한진중공업은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한진중공업은 2분기 매출 7251억원, 영업익 793억원, 순이익 9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3.7% 증가했고,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흑자전환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의 수주난과 낮은 선가가 아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부 조선사의 실적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동안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적회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