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보다 개선되겠지만 구조적 요인 계속 부담
[뉴스핌=노종빈 기자] 증권사들의 실적이 1분기(4~6월) 쇼크를 딛고 2분기(7~9월)에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1분기에 예기치 않은 금리 급등과 일회성 손실이 많았으나 2분기에는 정상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구조적인 문제로 증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전문가들은 부진한 1분기 실적의 이면에는 어느 때 보다 일회성 요인들이 구조적 요인 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5월과 6월 중 시중 금리의 갑작스런 급등에 증권사들은 손실을 헤지할 수 없었고, 타격이 컸다는 것.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6개 증권사의 2분기(7~9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분기 대비 평균 385% 급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KDB대우증권이 9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등도 2배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3분기(10~12월) 실적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6개 증권사 모두 2분기에 비해 평균 20% 늘어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경기 회복시에도 채권 금리의 추가적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점진적 회복세에도 투자심리 회복은 여전히 지연돼 실적 모멘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이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대략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은 돼야 증권사 지점들이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6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재로서는 요원한 수준이다.
여기에 경쟁심화에 따라 거래수수료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다.
다른 증권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통과로 일부 증권사들은 숨통이 트일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IB나 헤지펀드 시장은 초기상태로 활발한 시장 형성은 안되고 있어 당장은 불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들이 생존을 위해 진행중인 비용 절감 및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일 전망이다. 지점 및 사업부문간 통폐합과 급여 삭감, 임원 감축 등이 전개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화투자증권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과 관련한 의견수렴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급여체계 변화나 인원 감축, 직원채용과 교육 등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며 전 직원 20% 급여 삭감, 20% 감원, 10% 삭감과 10% 감원 병행 등의 방안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는 주진형 대표이사 내정자가 수장으로 결정되면서 예견돼왔던 것이다.
증권업 애널리스트는 "매출이나 수익구조가 막힌 상황으로 부진이 상당히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자발적 구조조정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살아 나야 리테일 중심의 수익구조가 되살아난다"면서 "하지만 현 상황은 거래량의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모멘텀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통법 개정안과 영업활력제고 방안 등 정부가 대형 IB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은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증권업의 낮아진 수익성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창조금융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증권주에 모아질 것"이라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