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담은 쇼크업소버, 완성차 적용 검토
[익산(전북) 뉴스핌=김기락 기자] “ZF 삭스(SACHS) 뛰어 넘겠다” 만도 익산공장 R&D센터 조기행 상무(센터장)는 지난 5일 익산에서 열린 서스펜션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조 상무는 “전 세계 서스펜션 분야에서 만도 순위는 4위로 보고 있다”며 “기술적인 위치는 2~3위지만 양산 및 매출 등을 고려하면 4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상무는 “삭스는 독일을 기반으로 전 세계 쇼크업소버 사업을 하고 있다”며 “삭스는 수백만 개 쇼크업소버 시장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 보다 유리한 점이 있으나 3년 내에 따라 잡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선정한 ‘톱100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만도 순위는 46위다. 조 상무가 경쟁 상대로 지목한 삭스의 ZF그룹은 9위에 기록돼 있다.
만도는 현대차와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업체로 성장했다. 사업장은 국내 4곳, 해외 8개국으로 구성돼 브레이크ㆍ스티어링ㆍ서스펜션 등을 만든다.
만도 익산공장은 서스펜션 부품인 쇼크업소버와 전자제어 서스펜션, 에어 서스펜션 등을 양산하고 있다.
쇼크업소버는 자동차가 노면으로부터 받는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핵심 부품이다. 쇼크업소버가 자동차의 승차감과 조종 성능을 좌우하는 것이다. 만도는 지난 1970년 쇼크업소버 국산화에 성공해 양산을 시작했다. 1975년 포니에 처음으로 달았다.
만도 매출액의 60%는 현대·기아차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부품 공급처를 확보하고 세계 주요 시장에 생산기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09년 서스펜션 부문 매출은 498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9707억원으로 약 2배 뛰었다.
조 상무는 현대·기아차 외에 매출 다변화 전략에 대해 “지엠, 르노, 닛산 등과 거래를 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중”이라며 “중국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도 연구소 주행테스트장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현대차 제네시스와 싼타페 주행 시험을 하고 있었다.
제네시스에는 기존 쇼크업소버 보다 승차감과 조종성능을 높인 ‘SDC70’ 제품을 달았다. 이 제품은 BMW 7 시리즈에 적용되는 제품과 같은 원리인데 쇼크업소버의 신장과 압축 제어를 더욱 정밀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쇼크업소버 보디 양쪽에 보조탱크가 달렸으며 각각의 제어 장치를 통해 자동차의 승차감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조 상무는 “SDC 공급 계획은 최소 6개 정도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각 플랫폼에서 상위 레벨(차종)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를 동승해보니 일반 제네시스 대비 울렁임이 덜했다. 도로의 요철에 따라 자동차가 출렁되는 현상을 최소화 한 느낌이다. 이 정도는 돼야 유럽 최고급차와 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DC70 작동 전 제네시스 승차감은 쏘나타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이와 함께 싼타페에 시험 중인 HSD(유압스토핑댐퍼)는 쇼크업소버에 우레탄 스프링을 내장, 과속방지턱 등 쇼크업소버가 과도하게 압축되는 상황에서도 승차감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조 상무는 ‘기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도는 정몽원 회장의 ‘기술의 만도’ 아래 전자제어 등 완전한 기술 독립을 이뤘다”면서 “유럽 업체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는 기존 제품 외에 틈새 차종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제네시스 다이내믹 에디션 및 i40 D스펙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차종은 스포츠 성능을 강화한 서스펜션이 들어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만도는 신기술 및 제품 다양화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