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황소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들었을 뿐이다.’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축소 움직임에 급락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주가 반등과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가파른 주가 하락과 극심한 변동성에도 이른바 ‘숏베팅’이 6년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 투자심리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S&P500 편입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유통주식의 2.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인 2007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한 뒤 매도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되사들여 차익만큼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다.
PNC 애셋 매니지먼트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급락이 나타나기 전 상당 기간 동안 주가가 강세 흐름을 보였고,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공매도가 줄어들었다”며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도 숏베팅에 적극 나서기 부담스러워하는 표정”이라고 전했다.
S&P500 지수는 지난달 고점에 비해 5%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조정 당시 낙폭인 5%를 넘어선 셈이다.
이 같은 주가 낙폭도 숏베팅을 자극하지 못한 것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QE 축소 및 종료 계획에 대한 밑그림을 지난 19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혔지만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248포인트 급락했지만 후장 낙폭을 대부분 만회, 50포인트 이내로 떨어지는 데 그친 것이 이 같은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실제로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리처드 피셔 총재가 출구전략이 여전히 먼 훗날의 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정책자들 사이에 섣부른 QE 종료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패닉 매도가 진정됐다는 얘기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클레인토프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QE 종료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높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식부터 채권, 원자재까지 자산시장 전반에 걸친 패닉 매도는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