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외국인들이 최근 10거래일 연속 총 4조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로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 외에 경기 모멘텀 약화, 삼성전자 우려 등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7일 이후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지난 4월 12~24일 중 9거래일 연속 매도했던 것과 다르다는 분석이다. 당시엔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불과했고, 뱅가드 물량이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었다. 뱅가드 매도 물량은 매주 3000억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매도는 뱅가드 물량이 거의다 정리된 시점에 집중적으로 나오는 것이라 더 우려를 낳고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얘기가 불거지면서 금리가 오르자 이머징국가를 중심으로 자금이 다 빠져나가고 있다"며 "여기에 뱅가드 물량까지 더해지며 매도 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풀 꺾이긴 했어도 여전히 진행형인 엔저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도 눈엣가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부정적인 요인들이 한꺼번에 몰려있는 시점"이라며 "상반기 엔저로 인해 위기론이 커졌고, 이로 인해 경기모멘텀이 약해지면서 화학, 정유, 건설 등 중국 수혜주들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 우려까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꺾여버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가시적인 지표가 나오기 전까진 외국인의 수급이 쉽사리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영 연구위원은 "FOMC라는 일차 관문을 지나고 있는 만큼 이후엔 2분기 기업실적이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며 "그간 금리인하, 추경예산 집행에도 돌아서지 못한 지표들이 다시금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외국인들이 올 때까지 국내 증시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는 것.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매수시기가 언제쯤일지에 대한 전망도 좋지만 결국은 외국인이 없어도 버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더 중요하다"며 "이런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증시는 언제든 외국인 수급에 휘둘리는 모습을 연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