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 더디지만 회복중… 미국 경제 '기대감'
[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이 출구전략 가동 시기를 저울질하기 시작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그간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주던 미국이 유동성 공급을 줄이거나 혹은 유동성을 회수하기 시작할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월가 '구루'로 불리는 전문가들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장에 주는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가 더디지만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력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 14일 '라운드테이블' 멤버들의 의견을 모아 현재의 시장을 진단하고 올 하반기를 전망하는 자리를 가진 결과, 이 같은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구루'들은 대부분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의 회복이 이어지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배런스 라운드테이블 멤버 중 한 명인 마리오 가벨리 갬코인베스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전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플랫폼을 떠나는 기차처럼 서서히 출발해 점차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돈이 경제 시스템으로 유입되며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유가는 떨어지고 있다"며 "이것은 소비가 더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가벨리 회장은 "하반기 시장은 다소 단조로운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연간으로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큰 폭의 상승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O.S.S.캐피탈매니지먼트의 매니징파트너인 오스카 샤퍼 역시 "하반기 미국 경제가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택경기가 바닥을 찍었고 고용이 개선되고 있으며, 심지어 재정적자도 줄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의 기대보다 개선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미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가장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로우프라이스의 회장 겸 수석투자담당이사인 브라이언 로저스도 "기업들의 이익이 양호하고, 경제 뉴스들도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분간은 지루한 시장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기업들의 이익 개선 폭보다 상반기 증시가 많이 올랐다"며 "향후 몇 달간은 지루한 시장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글캐피탈파트너스의 메릴 위트머 역시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면서 "느린 성장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주식 가격은 아직 싸지 않아 보인다"며 "심지어 더욱 비싸 보이는 것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트머는 그러나 "경제나 정치 상황이 가장 불확실한 곳, 이를테면 유럽이나 라틴아메리카 같은 곳에서 최적의 투자기회를 찾고 있다"며 "미국 이외에도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중단이나 금리인상 등의 이슈가 꼭 증시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위트머는 "금리인상은 증시에 부정적인 이슈가 아니며, 채권가격이 떨어지면 많은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빌 그로스 핌코 창업자 역시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끝낸다고 해서 그것이 (시장에) 재난을 가져온다거나, 베어마켓(하락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투자자들에게 눈 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그로스는 "(현재) 금융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레버리지가 너무 과도한 상태"라며 "민간경제와 시장이 스스로 설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더디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