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더위는 이미 시작됐지만 여름주는 준비가 안된 모양이다. 전통적인 여름주로 꼽히는 빙과, 음료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되레 떨어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여름주 빙그레의 지난 5일 종가는 10만2000원으로 한달전 13만500원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다. 롯데제과, 농심도 같은 기간 각각 10%, 23% 가량 하락했다.
음료, 주류주도 마찬가지다. 롯데칠성, 국순당, 하이트진로도 지난달 초 대비 14%, 7%, 4%씩 밀려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내수주들이 올들어 강세를 이어오다 조정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음식료업종지수는 지난해말 3896에서 4월말 4519까지 넉달 연속 총 16% 상승했다. 이후 5~6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음식료 섹터 전반에 걸쳐 주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소비 부진과 경쟁비용 증가, 대형마트 의무 휴업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실대는 음식료주와 달리 무더위가 반가운 종목도 있다. 제습기․닭고기주는 무더위와 장마, 복날 등을 앞두고 주가가 껑충 뛰었다.
국내 제습기 부문 점유율 1위인 위닉스는 지난 한달 간 24% 뛰었고 선풍기와 제습기 생산업체인 신일산업은 95%나 급등했다. 육가공 업체인 마니커와 팜스토리도 20% 가량 상승했다.
이처럼 명암이 엇갈리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여름주가 테마주이고, 개별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장세 성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테마주 특성상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같은 업종끼리도 실적에 따라 주가가 제각각인 모습을 보이면서 '여름주'라는 카테고리가 희석됐다는 설명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개별 종목별로 기저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업종에 대해 속단할 수 없다"며 "예컨대 에어컨주의 경우 작년 여름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올해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름주는 잠시 부상하는 테마주인만큼 다시 주저앉을 수 있어 개별 기업들의 실적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