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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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현대 자동차가 전략기지를 베이징에서 서부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베이징현대자동차와 중국 쓰촨(四川)성 충칭(重慶)시가 제4공장 건설을 위한 막판 물밑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29일 보도했다. 양측은 최종 협의서 체결을 앞두고 우대정책의 수위조절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현대 자동차가 제4공장 설립지로 고려 중인 충칭시 량장신구(兩江新區)는 상하이푸둥(上海浦東)신구, 톈진빈하이(天津濱海)신구에 이어 세 번째로 지정된 국가급 경제개발 지역으로, 서부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의 전진기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신문은 량장신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베이징현대차의 제4공장 설립지 결정에는 여전히 변수가 있지만,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충칭시가 베이징현대 자동차 제4공장 건설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볼보사가 이미 쓰촨성 청두(成都)시에 공장건설을 확정 지은 만큼, 쓰촨성이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현대자동차의 충칭시 입성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현대차 4공장의 충칭건설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서부 지역 도시도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베이징현대차의 4공장 입지는 막판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베이징현대차와 충칭시도 이 사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베이징현대차가 전략기지를 베이징에서 서부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 베이징현대차의 '서부 진출'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우대정책과 경쟁사의 베이징 진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도적 호재, 서부 진출 자극
중국 국가발전과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와 상무부는 지난 16일 '2013년도 중서부지역 외자기업 투자 우대에 관한 산업목록(中西部地區外商投資優勢産業目錄·이하 '목록')을 발표했다. 2년 전 중국 정부는 자동차 생산과잉에 관한 우려 때문에 자동차업체를 세수우대 산업목록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목록'에서는 외국의 완성차 업체의 22개 중서부 지역 공장 설립에 관해 생산설비 수입 관세 취소 등 다양한 혜택제공을 약속하며 지역균형 발전에 외자기업을 적극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지방정부도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충칭시는 량장신구 안에 이미 중한산업단지를 조성해, 한국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베이징현대자동차 외에 한국타이어, 갑을상사 등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도 충칭시 량장신구에 큰 관심을 두고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판도변화: 베이징현대 '베이징 이탈', 시안의 창안車 '베이징 입성'
이제까지 베이징현대차는 베이징 정부의 지원을 받아 베이징을 전략적 생산기지로 삼았고, 창안(長安)자동차는 시안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창안자동차가 베이징에 생산기지 건설을 결정했고, 베이징시도 이에 적극 화답하면서 전통적인 경영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중국 협력업체인 베이징자동차(北汽)도 베이징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후난(湖南)과 광저우(廣州)에 진출해, 현대차도 '영역확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현대차가 제4공장 입지 선정 당시 우선으로 고려됐던 베이징 순이(順義)구 공장설립 계획이 정책적 사유로 좌절된 것도 현대차의 '탈(脫) 베이징'을 촉진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베이징자동차의 후난과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최종 매출에 관한 세금만 징수하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타의 세금은 현지 정부에 납부하도록 양보했다.
△현대, 북쪽에선 고급 승용차, 남쪽에선 상용차
현대차는 중서부 지역 진출의 밑그림을 이미 완성한 상태다. 올해 1월 1일 현대차와 쓰촨난쥔(南駿)자동차는 각각 50%의 지분을 투자해 쓰촨현대자동차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연간 16만대 생산을 목표로, 상용차와 엔진의 연구개발·생산·판매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업계는 현대자동차가 남북 지역에 각각 승용차와 상용차 기지를 구축하고, 자동차의 종합적인 생산라인을 완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산둥(山東)성 옌타이에도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해 신에너지 자동차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옌타이시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옌타이에 확보한 부지로 볼때 단순한 R&D센터가 아닌 중기전략 차원의 대규모 생산기지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연해안에 인접한 옌타이는 육로와 항로가 만나는 물류허브로 자동차 생산기지로서는 최적지로 꼽힌다. 현대자동차도 충칭 등 지역보다 입지 조건이 뛰어난 이곳을 제4공장 후보지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옌타이시 투자국의 한 관계자는 서울 등지에서 현대차동차의 협력업체들을 만나 옌타이 진출 관련 사항을 협의한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현대차는 중국의 12차 5개년 경제계획(12·5규획) 기간 생산량을 2010년의 70만대에서 2015년 14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2010년의 26%였던 중고급 차의 비율도 2017년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