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색 퇴색하고 학맥 부각
[뉴스핌=한기진 기자] 박근혜정부의 인재 산실로 급부상한 성균관대학교 인맥이 금융권도 접수했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선임되면서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과 함께 빅4 금융그룹 CEO 중 2명이 성대 출신이다.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라인이 정부와 청와대 핵심인사의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성대 출신이 또 다른 축인 경기고를 다소 앞서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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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
김 회장은 1952년 부산출신으로 성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은행권과 인연을 맺었다. 입행 5년 만인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1992년 창립 멤버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현장 영업으로 인정받으며 성장했고 인적 네트워크가 넓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차기 회장이 실적 바닥의 서울 퇴계로지점을 1등으로 바꿔놓은 일이나, 김 회장이 "젊은 시절 아줌마 고객들은 날 아주 좋아했어"라며 너스레를 떨며 스킨십 영업에 일가견이 있었다는 점은 유명하다.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성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1980년 한국투자금융(하나금융 전신)에 입사했다. 이후 하나은행 삼성센터 지점장, 임원부속실 실장, 기업금융그룹 부행장, 가계금융그룹 부행장, 하나캐피탈 사장을 지낸 바 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도 성대 경제학과(1980년)를 졸업했지만 다른 CEO들과 달리 행정고시(23회)에 합격해 줄곧 공직에만 있었다. 성시경 라인에서 고시출신 라인에 가깝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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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
지난 MB정권에 비해 지역 색이 많이 퇴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 KB, 하나, 신한, 농협, 산은 등 6대 금융지주사 회장의 면면이 'TK(대구경북)·고려대' 중심에서 'PK(부산경남)·관료' 출신으로 재편된 바 있다. 금융위원장과 전국은행연합회장 등도 모두 PK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PK 파워’가 떴었다.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은 경남 거제, 김정태 회장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부산, 강만수 산은금융 전 회장은 경남 합천,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경남 진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경남 하동이 고향이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역시 부산 출신이다.
그러나 이순우 차기 회장이 경북 출신에 신제윤 금융위원장,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이 서울이 고향이어서 PK 파워는 약해졌다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직원 채용 시 특정 학교에 편중되지 않게 골고루 선발하는 편으로, CEO에 오른 사람들은 개인적 인맥이 넓은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