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국내 증시가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다.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하루 만에 투자자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졌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 공세를 펼친 가운데 프로그램 마저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 등 대표적인 환율 민감 종목들이 급락세를 보였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4.70포인트(1.75%) 하락한 1944.75로 마감됐다.
장초반부터 하락세를 보인 코스피는 장중 내내 낙폭을 키우며 단숨에 1940선까지 주저 앉았다. 전날 코스피는 한은의 깜짝 금리인하에 힘입어 1980선을 목전에 두고 있던 상황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74억원, 2369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만이 홀로 4129억원 가량 주식을 사들였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2809억원 가량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주 역시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가 2.6% 가량 급락했으며,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도 2~3% 가량 떨어졌다. 포스코와 삼성생명,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도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이 3.4% 가량 떨어졌으며, 음식료와 기계, 운수장비, 전기전자, 제조, 철강금속 등 다수 업종이 2% 넘게 하락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엔화 약세 흐름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며 엔화 상승 폭이 더 커졌다"며 "이로 인해 환율에 다소 민감한 IT와 자동차 등 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다만 "엔화약세 기조가 더 강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시장이 다소 과도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8% 가량 오른 101.06엔을 기록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