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최헌규 중국전문 기자]
중국 성장경제의 딜레마 ‘지방채무’
공식적으로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대해 지방 채권을 발행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앙정부의 묵인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편법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형태이지요. 지방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각종 투자 개발사업을 벌여 경제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지방정부들은 경기 침체시엔 내수 부양을 위해, 평상시엔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기 위해 채권 발행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왔습니다. 지방정부들은 치열한 GDP성장 경쟁을 벌였으며 그 과정에서 채무 규모도 팽창했지요. 중국 지방정부 채무 증가는 경제의 고성장과 경기 회복에 있어 필요악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때 무려 4조위안에 달하는 중국 중앙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맞물려 지방정부의 채무가 급격히 증가했지요. 공식 집계는 없지만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총액은 최대 20조위안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0% 정도에, 중국 증시 싯가총액도 초과하는 금액으로 가히 천문학적인 규모라고 할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채권발행을 통한 지방의 대규모 투자는 자원왜곡과 물가상승, 공급과잉 등의 폐해를 초래했습니다. 이는 지금 경제구조의 불균형 성장을 비롯해 경제 사회적으로 숱한 후유증을 낳고 있으며 그자체로서 경제 안정의 최대 화근덩어리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문제는 채무위기를 해소할 해법이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아랫돌 빼서 윗돌 올리는 방식으로 새 채권을 발행해 이전 채무를 상환하는 미봉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외국인 투자가 무한정 구멍을 메우줄 리도 만무한 것이고요. 해결 방법은 커녕 오히려 채무 규모만 갈수록 불어나고 중국 경제의 안정성에 점점 더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 신용평가기관, 투자은행들은 끊임없이 중국 채무 위기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무디스는 몇년전부터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 위기를 경고해오던 끝에 최근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낮추기도 했습니다. 국제 신평기관이 이 등급을 낮춘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14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서방 기관들뿐만 아니라 얼마전에는 중국의 공인회계사 협회 관계자까지 나서서 "중국의 지방정부 채무 문제는 이미 통제 불능상태"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뒤, 이는 자칫 미국 부동산 금융 위기보다 더 큰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중국 지방정부 채무의 심각성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중국 새지도부도 지방 채무가 중국 경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최대 위험 요소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지요. 2013년 4월초엔 리커창 중국 총리도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방정부 채무위험 방지를 위해 감독 관리를 강화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습니다. 중국 경제 앞날의 최대 불확실성중 하나로 꼽히는 지방정부 채무 문제를 중국 당국이 과연 얼마나 슬기롭게 해결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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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 투자경쟁 격화, 지방채무 위기 증폭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130506000885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