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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거얼성쉐 장빈 회장

기사입력 : 2013년05월07일 10:14

최종수정 : 2013년05월09일 11:03

엔지니어에 뛰어난 경영안목으로 초고속 성장신화 일궈

[뉴스핌=김영훈 기자] 이어폰, 스피커, 헤드셋 등 전자기기 소모품을 애플사에 납품하는 거얼성쉐(歌爾聲學ㆍGoerTek)는 스마트 전자기기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사세를 무섭게 확장해 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도 거얼성쉐의 영업이익은 16억3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63.57%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스마트폰이 빠르게 성장한데 힘입은 결과이긴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및 중국 성장 둔화를 감안할 때 경이로운 성적이 아닐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거얼성쉐의 이치럼 양호한 실적이 기업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둥(山東)성 웨이팡에 본사를 둔 거얼성쉐는 2001년 세워진 신생회사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빈(姜濱ㆍ47) 회장은 회사 창업 7년 만에 상장까지 성공시키며 말 그대로 초고속 성장을 일궈낸 주인공이다.

그의 창업 스토리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거얼성쉐를 창업하기 전 전기ㆍ전자 분야에서 20여 년간 일했다는 정도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소형 마이크를 생산하는 게 그의 꿈이라는 것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거얼성쉐는 장 회장 개인이 이끌고 있다기 보다는 아내와 동생이 공동 경영해나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장 회장은 2001년 아내인 후샹메이(胡雙美)와 공동 창업했으며, 동생인 장룽(姜龍)이 2005년 미국에서 돌아와 합류했다.

이들 모두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이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장빈 회장은 장빈은 베이징항공항천대를 졸업한 후 칭화(淸華)대에서 경영전문대학원(EMBA) 과정을 밟았다. 후샹메이 부회장은 하얼빈공업대를 졸업하고 런민(人民)대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장룽 부회장은 칭화대를 졸업한 후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석사를 마쳤다.

기술과 전자분야가 전공인 장빈 회장이 이쪽 분야를 이끌고 있고, 후샹메이 부회장은 마케팅, 장룽 부회장은 해외 시장을 맡는 등 분업이 잘 이뤄져 있다. 

하지만 거얼성쉐가 마냥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2008년 상장한 이듬해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주문량이 대폭 줄어 창업 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2009년 1분기 공장 가동률이 50~60%로 줄었고,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96.6%나 감소했다. 

당시 회사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장빈 회장이 손에 쥐고 있던 현금이 겨우 69만위안(약 1억2420만원)에 불과했을 정도였다. 거얼성쉐의 제품군이 지나치게 단일화 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장 회장은 제품군을 확대하는 대신 고객층을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짰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개인 고객을 포기하는 대신 기업고객을 잡는데 주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때의 전략 변화는 현재 거얼성쉐의 실적 성장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장빈 회장은 후샹메이, 장룽 등 가족들과 공동으로  2008년 5월 상장 당시 회사의 지분 85%를 가지고 있었으나 금융위기를 겪은 후 증자를 거치며 지분이 55.1%로 감소했다. 하지만 재산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2012년 포브스 선정 중국 부호 순위에서 재산 144억9000위안으로 3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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