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데 따라 달러화가 하락했다.
엔화는 상승했다. 일본은행(BOJ)이 제시한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시점에 대해 시장의 실망감이 외환시장에 반영됐다.
26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이 1.22% 급락한 98.05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97.56엔까지 밀렸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0.15% 오른 1.3030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크게 하락했다. 유로/엔은 1.07% 내린 127.76엔을 나타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0.36% 하락한 82.48을 기록했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높아졌지만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 미국 경제는 2.5% 성장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2%에 못 미치는 수치다. 허리케인 샌디의 피해 복구로 주택건설 수요가 높아진 데다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3월 기온이 에너지 소비를 늘리면서 성장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업의 투자와 제조업 경기, 가계 소비 등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을 이루는 지표가 부진한 만큼 향후 전망은 어둡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톰슨 로이터/미시간대학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는 76.4를 기록해 전월 78.6에서 하락했다.
토론토 도미니온 뱅크의 숀 오스본 외환 전략가는 “미국 경기 부진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를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며 “추가 부양이 이뤄질 경우 달러화에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노무라의 찰스 세인트 아모드 외환 전략가는 “워싱턴 정치권 리스크가 실제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하지만 펀더멘털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매수 심리를 대폭 강화할 만큼 지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BOJ는 2015년까지 인플레이션 2%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 또 현 시점에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단 도로우 리서치 헤드는 “인플레이션 목표 2%의 2015년 달성은 단호한 정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BOJ의 발언에 다소 실망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영국 파운드화가 상승했다. 1분기 경제가 침체 리스크를 모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0.32% 상승했고, 유로화에 대해 0.17%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