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어닝쇼크를 겪고 있지만 워낙 폭락해 밸류에이션이 싸졌다. 이쯤되면 저가매수 타이밍 아닌가" GS건설에 대한 일부 개미들 고민이다.
어닝쇼크 이후 9거래일동안 GS건설 시가총액은 1조원 가량 증발했다. 실적발표 직전 2조 5000억원에 달하던 시총은 전일 장마감 기준 1조 4934억원까지 주저앉았다. 전체 시총의 40% 가량이 사라졌다. 5만원대 주가도 2만원대로 쪼그라들었고 PBR 역시 0.4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일주일새 주가가 올해 GS건설 적자규모(8000~9000억원) 이상 떨어진 만큼 정상 상황이라면 추가하락이 멈출만도 하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과 기관 큰손들의 매도세를 보면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
실적발표를 전후해 외국인은 8일 연속, 기관은 10일 연속 줄곧 시장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물량도 만만찮다. 11일 실적발표 이틀후 200만주 이상을 팔아치운 뒤 매도규모를 10만주 이하로 줄여가던 기관은 전일 다시 45만주 가량을 쏟아내며 수급 향방을 점칠 수 없게 한다. 외국인 매도세 역시 꾸준하다.
전문가들은 GS건설의 신뢰문제를 꼽으며 주가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어닝쇼크 직전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을 1조원 이상 조달하며 당길 것은 다 당겨놓은 뒤 악재를 터뜨린 회사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배신감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GS건설은 지난 1~2월 장기 CP 8000억원, 회사채 3800억원 등 1분기에만 총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 회사채와 CP 모두 역대 최대 규모였는데 이후 5300억원 적자를 발표하면서 시장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CEO는 "회사채 등 살 구멍 마련해놓고 악재를 터뜨린 GS건설에 대해 시장 신뢰는 완전히 깨진 상황"이라며 "여기에 용산 이슈 등도 남아있어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관이나 외국인이 다시 사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눈감고 투자하는 형국인 만큼 포각후 반등 폭이 크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많이 빠지긴 했어도 하반기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반등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이익이 어느정도일지 현재로선 파악할 수가 없어 큰 손들이 들어오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터질 것은 터진만큼 추가 하락보다는 중장기 상승에 무게를 두는 이들도 있다. 또한 건설업황이 나빠진지는 이미 오래고 무너질 곳은 대부분 무너져 더 이상 나빠지진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일부에선 건설주를 다 버리라는 얘기가 있는데 지금 상황이 올때까지 온 상황"이라며 "경제 전반이 더 나빠지는 상황만 아니라면 급한 불은 끈 만큼 중장기적으로 종목선별을 통한 건설주 접근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허창수 회장에 이어 GS건설의 2대, 3대주주인 템플턴자산운용(7.38%)과 국민연금(5.8%)의 행보에도 시장 관심이 몰린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 매물 중에 상당부분 섞여 있을 것이란 추정 속에 지분변동 공시를 봐가며 투자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곳도 있다.
한편 지분가치 급락으로 시장 우려가 일었던 템플턴투신운용측은 이와관련 "GS건설 지분은 국내 템플턴이 아니라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템플턴자산운용(마크 모비우스 회장)의 펀드에 담겨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