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물류센터ㆍ현대파텍스 가보니 현대·기아차 부품 걱정 ‘뚝’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모비스가 현대·기아차의 ‘차생(車生)’을 책임지고 있다. 차량 출고 후부터 폐차 시까지 자동차의 일생에 없어서 안 될 존재인 부품을 현대모비스가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전 세계 운행 중인 현대·기아차의 순정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고객이 요청하면 24시간 내에 공급 가능하다.
수많은 자동차 부품은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될까? 지난 9일 현대모비스 아산물류센터를 찾았다. 이날 오전 아산물류센터는 분주함 속에 물류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국내 3동, 수출 3동 등 총 6개의 건물(2만2000㎡)에서 부품 흐름은 한 마디로 질서정연하다.
건물을 부품 입고부터 출고까지 ‘I’자 형태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부품의 저장ㆍ분류ㆍ 출고 등에 걸쳐 효율성을 높였다. 부품 이동 역시 컨베이어가 하는 만큼 큰 규모에 비하면 직원들은 적어 보였다. 사람 소리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사람이 부품을 들고 다니는 모습은 공장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부품들은 국내동에서 저장 및 각 부품 사업소로 출고되고, 수출동에서는 포장 단계를 거쳐 해외로 갈 준비를 마친다. 수출동에서는 지게차가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로 수출될 부품을 컨테이너에 넣기 바빴다.
아산물류센터의 하루 물동량은 9.5t 트럭 기준으로 수출 120대, 국내 180대 등 총 300대 물량이 입출고된다. 이 공장에 저장된 물품 종류도 다양하다. 부품 수는 수출 17만5000개, 국내 12만9000개 품목 등 총 30만4000개에 이른다.
간간히 보이는 직원들은 휴대용 PDA(개인휴대용 단말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휴대용 PDA에서 부품 입고부터 보관, 출고 등을 쉽게 처리하는 것이다. PDA로 부품 바코드를 찍으면 PDA 모니터에 부품 수량과 저장 위치 등이 표시된다.
3층 높이의 창고에서는 ‘3웨이 랙포커’라는 사다리차가 이용된다. 모양은 지게차와 사다리차를 섞은 듯 한데 부품을 넣고 뺄 수 있는 판을 세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이 차에도 PDA가 달려 있다.
수출 B동에 들어가니 어두웠다. 이곳에는 비교적 보관을 오래해야 하는 부품들이 많다. 때문에 형광등을 꺼 전기료 등 에너지절약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월 6000만~7000만원의 전기료 중 약 1500만원을 줄였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재정 아산물류센터장은 “현재 이곳의 906억원에 달하는 부품 중 60%가 단종된 차의 부품”이라며 “순정품을 사용해야 차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3층 높이의 창고에서 부품을 운반하는 ‘3웨이 랙포커’<사진 김기락 기자> |
2013년 기준 전 세계에 운행 중인 현대·기아차는 현대차 3118만대, 기아차 1700만대 등 총 4818만대다. 현대모비스는 양산 차종 76개와 단산 차종 118개 등 총 194개 차종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부품 품목수만 총 192만개다.
아산물류센터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서산 현대파텍스를 찾았다. 현대파텍스는 생산을 끝낸 현대·기아차의 AS용 차체를 생산한다. 공장 전체 모습은 자동차 공장과 비슷하지만 보닛, 도어, 트렁크 등 차체 부품만 만들기 때문에 조립라인이 없다.
현대파텍스는 단산 차종 금형 4670조를 보유했다. 금형은 붕어빵을 만드는 철판처럼 위아래가 한 조다. 금형은 공장 밖에 보관돼 있으며 현대·기아차 79종의 1166종 품목을 생산할 수 있다.
이 공장은 프레스ㆍ차체 조립ㆍ도장ㆍ포장까지 한곳에서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만큼 소량ㆍ다품종 생산에 적합하다. 이날 2400t급 프레스에서 나온 현대차 구형 i30 테일게이트가 1000t에 이어 800t 프레스를 거쳐 나왔다.
김진원 현대파텍스 경영지원실 이사는 “현대파텍스는 세계 유일의 단산 제조 기업”이라며 “고객에게 신속하고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산 차종이 아닌 단산 차종 차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현대파텍스의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앞에서 현대모비스가 부품 공급을 이끌고, 현대파텍스가 밀어주는 구조에서 현대·기아차를 타는 소비자들은 차생이 다하는 날까지 부품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파텍스 공장 밖에 보관 중인 현대·기아차 단산 차종 금형<사진 김기락 기자>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