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추구는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뉴스핌=권지언 기자] 통화 완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총 동원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도모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는 실패할 것 같다고 사카키바라 에이슈케 아오야마 가쿠인대 교수가 주장했다.
일본 대장성 시절 엔화 강세에 맞서 막대한 외환시장 개입을 주도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스터 엔'으로 불렸던 사카키바라 교수는 14일 CNBC방송에 출연해 아베노믹스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데는 성공적이지만, 구조적인 물가 하락 압력 때문에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측면에서는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금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은 구조적 문제”라면서 “일본 경제가 성장 국면이던 2002년부터 2007년 기간에도 물가는 하락했다. 이런 점에서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베 총리의 지속되는 압력에 일본은행(BOJ)은 지난 1월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상향 조정하고, 2014년부터 무제한 자산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카키바라 교수는 일본에서의 '구조적 디플레' 문제는 일본과 중국 경제가 뗄 수 없는 관계로 통합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일본으로 유입되고 물가에 하락 압력을 줬다”면서 “일본 기업 상당 수는 제조업 기반을 중국으로 옮기고 이 같은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제 성장세를 끌어 올리겠다는 아베노믹스의 전망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실질 GDP가 2~2.5%정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는 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경제는 2/4분기와 3/4분기에 위축세를 겪은 뒤 4분기에는 0.2% 성장으로 다소 반등한 바 있다.
한편, 엔화 약세 지속에 대해서 사카키바라 교수는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달러/엔이 100엔 위로 올라서면 그 다음은 130엔까지 갈 수도 있는데, 이는 일본 경제에 매우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 약세는 에너지 등 주요 원자재의 수입 부담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면서, 일본 경제에 가장 적절한 달러/엔 환율은 "90엔~95엔 선"이라고 밝혔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난 1990년대 말 재무관으로 재직하면서 외환시장 내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해 ‘미스터 엔(Mr.Yen)’으로 불리는 인물로, 오는 4월 17일 열리는 뉴스핌 주최 제2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의 주요 연사로 참석한다. 이 자리는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경험과 교훈에 대해 살펴보고, 한국 새 정부의 '창조경제'의 전반적인 그림을 조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