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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교수의 탐조등]일본항공의 부도와 회생에서 배우는 교훈

기사입력 : 2013년03월15일 13:41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0:49

이나모리 가스오! 경영의 신이라는 별명은 허명이 아니었다. 교세라를 창업해서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사람이다. 이번에는 부도난 일본항공(JAL)을 회생시키고 흑자로까지 돌려놓았다. 

감독이 누군가에 따라 축구팀의 성적이 천양지차로 달라지듯이, 기업은 CEO를 누구로 맞는가에 따라 망하기도 하고 흥할 수도 있음을 일본항공 사태를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망한 기업을 살려낸 비결은 무엇일까? 생각보다 단순하다. 원가를 낮추고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인 것이 답이다. 그야 말로 기본에 충실했을 뿐이다. 

JAL은 한 때 대단한 기업이었다. 한때는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3위인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항공사들에게는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정부의 안정적인 자금에 의존하게 되면서 직원들은 나태해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국제노선 독점을 법으로 보장받는 동안은 그럭저럭 견딜만했다. 그러나 독점이 깨지고 경쟁이 시작되면서, 이 회사는 뒤뚱거리기 시작했다. 수입은 줄고 비용은 늘었다. 더욱 문제인 것은 누구도 변하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규모의 적자가 나면 구조조정 등의 방법을 통해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야 할텐데 경영자도 직원들도 그 고통을 감수하지 않았다. 결국 2010년 부도를 맞고 말았다. 

이 회사의 경영권을 맡은 이나모리 회장은 원가를 줄이는 일에 착수했다. 전 직원의 30%가 넘는 2만1000명을 감원하고 급여도 20% 삭감했다. 국제선 40%와 국내선 30%에 달하는 적자노선을 폐지했다. 퇴직자들을 설득해 퇴직자 연금의 30%를 삭감했다. 

혹독한 수술을 감행한 것이다. 그랬더니 채권단도 호응해서 빚의 상당 부분을 탕감해줬다. 그리고 이 회사는 다시 흑자로 돌아섰으며, 2012년 9월에는 증시에 재상장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남은 70%의 직원들은 다시 괜찮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나모리 회장이 했던 구조조정을 스스로 했더라면 전직원이 난파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자기 손에는 피 묻히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환부를 도려내지 못했고 결국 거대한 부실덩어리가 되어 최후를 맞았던 것이다. 

이나모리 회장의 위대함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악역을 감당했다는 데에 있었다. 필요한 일은 어떠한 저항이 있어도 밀어붙이는 용기와 추진력, 인내심... 이런 것들이 그의 위대함이다. 그는 직원의 30%를 내보내서 70%를 구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파산을 거쳐서 결국 모든 직원이 실업자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이 사건은 현재의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주력 산업들은 대부분 1960년대, 1970년대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늙었다는 말이다. 그 중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월드베스트의 위치에 올라섰지만, 중국과 베트남과 인도의 기업들에 의해 추격을 당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경쟁 때문에 제품의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인건비는 올라가고 있다. 제품 경쟁력을 잃어서 일감을 수주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생겨난다. 희망버스로 유명해진 한진중공업 사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이래 가지고는 기업들이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일감이 없어진 노동자들, 필요 없어진 사업들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항공 꼴이 될 것이다. 일부 직원과 일부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끝날 일을 기업 전체의 부도로 몰아갈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정치는 답답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기업에게 구조조정을 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감은 없어졌는데 월급은 계속 주라는 말이다. 진통제를 투여하듯이 그것으로 당장은 고통을 덮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더욱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고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회생불가능의 상태에 빠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건 답이 아니다. 기업의 변신을 장려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막지는 말아야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 같은 용감한 기업인이 많이 나와야 1998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대량 부실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전체를 구하기 위해 작은 희생이 필요하다면 고통스러워도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프로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1988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2003년에는 숭실대학교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2012년 3월 9년간 해오던 자유기업원장직을 떠나서 지금은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있다.  그 밖에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이념분과의 민간위원으로도 활동 중이고,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정호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령 래퍼이기도 하다.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김박사와 시인들이라는 그룹을 결성해서 2011년 1월에는 <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라는 음반을 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김문겸 중소기업호민관과 같이 동반성장을 주제로 하는 랩배틀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서 유튜브에 공개했다. 제목은 We Can Do It! 2012년 10월과 11월에는 대학로 갈갈이홀에서 <기호 0번 박후보>라는 시사 코미디에 래퍼이자 강연자로 출연했다.

「비즈니스 마인드 셋」, 「블라디보스토크의 해운대행 버스」, 「누가 소비자를 가두는가」, 「땅은 사유재산이다」, 「왜 우리는 비싼 땅에서 비좁게 살까」 등 여러 권의 저서와 논문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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