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스포츠 일반

속보

더보기

[씨네톡] '안나 카레니나' 진부한 불륜영화, 새옷을 입다

기사입력 : 2013년03월18일 08:24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1:28

[뉴스핌=양진영 기자] 진부하기로는 일등인 불륜이라는 소재를 의미있게 담아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 뜨거운 심장을 가진 안나의 이야기가 다시 리메이크됐다. 환상의 콤비 조라이트와 키이라 나이틀리의 만남이라는 옷을 입고 말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청교도적 삶을 사는 남편 알렉시아 카레닌의 정숙한 부인이다. 그는 바람을 핀 오빠에게 반목하는 올케의 마음을 돌리고자 모스크바에 방문했다 젊고 잘생긴 기마부대 장교 브론스키와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처럼 안나는 오빠 부부에게 했던 조언과 정반대로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원작 '안나 카레니나'는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 대작. 어지간한 집중력이 아니라면 읽을 엄두를 내기도 어렵다. 조라이트 감독은 그 중에서도 '사랑'에 관한 대목만 뽑아 영화를 만들었다. 

'안나 카레니나'는 이미 수차례 영화화된 작품일 뿐더러,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줄거리를 가졌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조라이트이기 때문이고 또 키이라 나이틀리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미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로 두 차례에 걸쳐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경력이 있다. 당시에도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으레 받기 마련인 박한 평에서 그들은 자유로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조라이트 감독은 놀라우리만치 뛰어난 고전 해석과 화면 구성 능력을 보여준다. 첫 장면부터 연극적 무대와 세트 안에서 진행되는 영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묘한 낯설음과 흥미를 준다. 뚝뚝 끊어지지 않고 세트가 바뀌면서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화면 전환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미술 장치와 의상, 음악, 배우들의 열연과 어우러져 상투적 소재의 영화를 새롭게 재탄생시킨다.

특히 '안나 카레니나'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무도회 장면은 무려 엑스타라 300명이 동원됐다. 강도 높은 댄스 리허설로 배우들이 모두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브론스키 역의 애런 존슨은 고난이도의 손동작과 안무로 인물의 감정을 담아냈다. 무엇보다 손끝까지 섬세함이 돋보이는, 또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 안나와 브론스키의 설렘과 뜨거운 감정의 교류가 드러나는 명장면이다. 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브론스키의 지난 여인 키티의 절망적인 감정과 대조돼 빛를 발한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청렴하고 도덕적인 정치가 카레닌의 아내이지만 생각지 못했던 사랑에 빠져 현실을 부정하는 귀부인을 열연했다. 뜨거운 사랑을 갈구하며 절망하는 불륜 상대까지 설득력 있게 그려내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남편과 자식을 진심으로 아끼는, 하지만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는 바람을 피워보지 않은 여성의 마음까지 파고들었다.

세상의 눈이 무서워 바람이 난 아내 안나와 이혼조차 못했던, 그러면서도 솟아나는 질투를 어쩌지 못해 번뇌하는 카레닌을 연기한 주드 로 역시 섹시남 이미지를 벗고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했다. 그는 끝내 안나와 브론스키 모두 용서하고 포용하는 성자의 모습으로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가리키는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캐스팅 단계에서 일부 팬들의 우려를 샀던 애런 존슨은 하이틴 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어느 여자의 마음이라도 빼앗을 만한 매력적인 눈빛과 연기로 기마 장교 브론스키 역을 소화해냈다. 불꽃 튀는 첫 만남과 정열적인 사랑 앞에, 그는 "우리에겐 불행 혹은 최고의 행복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최고의 행복의 '순간' 이후 이어지는 일상은 불행일 수밖에 없음을 증명해준다.

톨스토이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가치는 안나와 정확히 대비되는 사랑을 그려내는 키티(알리시아 비칸데르)와 레빈(돔놀 글리슨)을 통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조라이트 감독은 안나의 사랑, 불륜의 대가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확히 짚어주는 한편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는 철저히 관객에게 맡긴다. 원작자의 의도를 충실히 전달하고자 한 결말도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조라이트 감독과 환상의 궁합을 이어가고 있는 다리오 마리아넬리의 음악은 물론 올해 아카데미 수상의 영광을 누린 재클린 듀린의 의상은 영화의 가치를 극대화시킨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오만과 편견'에서 커플 호흡을 맞췄던 매튜 맥퍼딘이 안나의 오빠 오블론스키로 등장하는 점도 색다른 볼거리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정후, MLB 첫 2경기 연속 대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이정후가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그동안 이정후가 홈런을 친 6경기(지난해 2경기)에서 100% 승률을 거뒀지만 처음으로 승리 공식이 깨졌다. 이정후는 1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홈경기에서 4-8로 추격한 7회 투런 홈런을 날렸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5일 애리조나와 홈경기에서 7회 2점 홈런을 날린 뒤 맷 윌리엄스 코치의 환영을 받으며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5.05.15 zangpabo@newspim.com 전날 애리조나전 8회 3점 홈런에 이어 이틀 연속 아치를 그린 이정후는 시즌 6호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7-8로 아쉽게 졌다. 지난해 데뷔한 이정후가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쳐 한 경기 홈런 2개를 발사한 적은 있었다. 3번 7회 무사 1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선 이정후는 애리조나 세 번째 투수인 우완 라인 넬슨을 맞아 원볼 투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시속 138㎞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타구 속도는 시속 164㎞가 나왔고 비거리는 120m였다. 넬슨은 지난해 애리조나에서 선발로 뛰며 10승(6패 평균자책점 4.24)을 기록한 빅리그 4년차 유망주다. 3번 중견수로 출전한 이정후는 1회 3루수 파울 플라이, 3회 3루수 땅볼, 5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5회 타구는 애리조나 좌익수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펜스 앞까지 달려가 잡아내는 호수비가 아니었으면 장타가 됐을 타구였다. 2점 차로 뒤진 9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이날 범타로 물러난 네 타석에선 공이 모두 왼쪽으로 밀렸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애리조나 좌익수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15일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서 5회 이정후의 깊숙한 타구를 러닝 캐치로 잡아내고 있다. 2025.05.15 zangpabo@newspim.com 5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한 이정후는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지만 시즌 타율은 0.286로 약간 내려갔다. 2경기에서 5타점을 쓸어 담은 이정후의 타점은 29개로 늘어나 윌머 플로레스(33개)에 이어 팀 내 2위를 기록했다. 전날 애리조나를 10-6으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패배로 4위 애리조나에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 이정후가 아웃된 뒤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마이크 여스트렘스키의 삼진 후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크리스천 코스가 중견수 뜬공으로 잡혀 역전에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휴식 후 17일 애슬레틱스와 홈 3연전을 시작한다. zangpabo@newspim.com 2025-05-15 08:58
사진
'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2명 모두 실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전후인 지난 1월 18∼19일, 서부지법에서 발생한 난동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95명 중 2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진성)은 14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와 소모 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소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4개월여 만에 나온 첫 선고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3년, 소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선고는 김 씨부터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수건조물 침입, 공용 물건 손상, 특수 공무집행 방해"라며 "피고인이 증거에 관해서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가 있어서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다중위력을 보인 범행이고, 범행 대상은 법원"이라며 "피고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에 연관되었고, 당시 발생한 전체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영장 발부 여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 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과 집착이 이뤄낸 범행"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은 공동 범행이 아니라 단독 범행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면서도 "다중의 위력을 보였다는 부분은 범죄사실에 포함되므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벽돌 등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깨뜨렸고, 법원 경내로 들어가 침입했다"며 "법원 내부 진입을 막고 있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소 씨의 선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 있어 유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원 경내로 들어간 다음 당직실 유리창을 통해 건물 1층 로비까지 들어가 침입했다"며 "화분 물받이로 창고 플라스틱 문을 긁히게 하고, 부서진 타일 조각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손괴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으로 보이고, 우발적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어제 딸에게 산책하며 '아빠가 어려운 사건을 선고한다'고 했더니 '이재명 사건이냐, 윤석열 사건이냐?'고 묻더라"며 "더 어려운 사건이 있겠구나 싶었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는 어렵고 쉬운 사건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문을 머릿속으로 썼다가 지웠다 수없이 반복했다. 오늘 선고를 할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결정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의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남은 생은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사건과 같은 날 있던 전체 사건을 포함해 법원, 경찰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날 직접 피해를 본 법원, 경찰 구성원분들과 지금도 피해를 수습할 관계자분들 노고에 감사하다. 기자들을 포함해 지금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 전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4 11:0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