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차기 총재가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위해 국채 매입 속도 제한을 폐지하고 장기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전망했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9개의 프라이머리 딜러사들 중 모간 스탠리 MUFG 증권,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일본은행이 장기채 매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기업들에 10년물 일본국채(JGB)의 수익률 예상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는 6월 30일까지 10년물 JGB의 수익률은 0.7%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사상 최저 분기 수익률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번주 JGB 수익률은 0.585%를 기록해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이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BOJ가 자체 설정한 1.3조 달러 규모의 JGB 보유 제한을 폐기할 것으로 보고있다.
모간 스탠리 MUFG의 한 전략가는 "BOJ가 더욱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막대한 규모의 JGB 매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벤치마크 10년물 수익률은 0.675%를 기록했다. 일본 국채 10년물은 지난 5일 0.585%를 기록했는데, 이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2003년 6월 이래 최저수준이다. 당시 수익률은 0.43%였다.
한편 지난 1998년 제정돼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한 일본은행법이 새 총재 탄생 이후에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타 키쿠오 일본은행 부총재 지명자는 지난 1월 정부가 정책 목표를 설정하는 데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본은행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일본은행법을 개정하는 것이 선택지 중 하나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준 총재는 아베 총리가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 BOJ를 '정치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샌 안토니오에서 있었던 연설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은행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즈노 아쓰시 전 일본은행 금융정책위원 역시 완화책을 확대하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전날 있었던 인터뷰에서 "구로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힐 것"이라며 "국채 매입 확대는 BOJ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을 야기하고 시장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JGB 버블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본은행은 차기 총재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BOJ는 20일 구로다 하루히코 차기 총재의 취임에 발맞춰 향후 적용가능한 통화 완화책에 대한 탐색에 들어갔다.
전날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통화정책 회의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가 주최하는 마지막 회의로, 일부 BOJ 위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완화책을 주장했지만 보수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시라카와계 위원들에 밀려 부결됐다.
그러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지명자와 이와타 키쿠오 일본은행 부총재 지명자가 적극적인 통화책의 옹호자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향후 이러한 추세는 반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