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장기 경제정책 '안정화' 필요해
[뉴스핌 Newspim] 글로벌 경제미디어 뉴스핌은 이철환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의 신간 '14일간의 금융여행' 발간에 맞춰 주요 내용을 총 5회에 걸쳐 지상연재합니다.
저자는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거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지낸 바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재벌개혁의 드라마', '7080 이야기', '아 대한민국- 우리들의 참회록', '숫자로 보는 한국의 자본시장' 등 다수가 있습니다.
이 교수는 "한국의 금융제도와 시장을 이해하기 쉽고 알차게 기술한 내용으로 복잡하고 난해한 금융문제를 한 권의 책으로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고 집필의도를 밝혔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이철환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
하지만 비관적이라고 해서 이 문제를 무작정 방치할 수만은 없다. 과연 이처럼 어려운 난제를 풀기위해서는 어떤 접근방법과 시책들이 필요할까?
◆ 거시경제 정책 안정적 운용 중요해
무엇보다도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거시경제 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대응방식은 주로 금융시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단기처방책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인 안목에서는 한계가 있다.
가계부채문제의 직접적인 발단은 물론 금융기관들의 잘못된 대출행태에서 야기되었지만, 근원적인 증가원인은 거시경제운용의 난맥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일자리 창출로 가계 소득증가
이런 관점에서 정부는 앞으로 일자리창출에 중점을 두는 거시경제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나가야 한다.
일자리는 가계의 소득증가를 가져오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민주화 또한 많은 부분 이를 통해 달성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금리기조는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부동산가격의 지지정책은 절대 금물이라는 판단이다.
거시경제운용에 있어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비올때 우산뺏기'는 상황악화 우려
또한 가계대출의 관리를 강화하되, 과도한 신규대출 억제는 지양하고 금리부담도 상승하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
금융권의 급작스러운 가계대출의 축소는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격으로 서민들의 금융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
금리를 급히 올리거나 가계대출 총량을 갑자기 줄이는 조치도 위험하다. 이는,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미쳐 '대출 부실→금융 불안→소비 위축→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민금융 활성화시책을 보강하여 서민들이 실제로 금융지원의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적자금을 활용해서라도 기존의 가계부채를 일정부분 탕감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주택대출금의 상환부담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가계가 늘어나고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현실상황을 고려해 서민생활의 숨통을 덜어주고 또 금융시스템안정을 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할 것이다.
◆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바람직
이와 함께 '단기·변동·일시상환' 중심의 주택담보대출의 구조를 '장기·고정·분할상환 방식'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가 주택금융공사의 '순수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적격대출)과 같은 '커버드본드 (Covered Bond)'를 늘려나가는 것이다.
커버드 본드란 각종 담보대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으로, 주택저당증권 등의 형태로 시장에 유통시켜 장기자금을 조달하는 형식을 취한다.
금융회사 보유채권을 유동화한다는 점에서 자산유동화증권이나 주택저당증권과 비슷하지만, 커버드본드는 담보자산에 부실이 발생하면 채권자가 우선변제권 뿐만 아니라 발행기관까지 돈을 갚도록 강제하는 상환청구권을 갖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 현재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이를 활발히 운영 중이며, 우리 또한 가계부채완화를 위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 '합리적 소비' 관행 정착 유도
이와 동시에 가계의 저축습관을 제고하고 합리적 소비관행 정착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
지난 1960~1980년대 경제성장기에는 20~30%에 이르던 저축률이 2000년 10%대가 무너진 이후 매년 곤두박질치더니 이제는 겨우 3%선을 지키고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끝으로 금융시스템도 보다 더 안정적으로 운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엄격히 적용하고, 위험 대출과 편중 대출에 대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의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 노력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