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가 보인다 글로벌 미래 2030(국제미래학회 공저. 박영사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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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클럽, 앨빈토플러에서 대니얼 앨트먼까지 미래를 예측하고, 지구인들의 환호를 받는 저자들은 대개 미국을 위시한 유럽, 선진국 전문가들이다. 아무래도 산업기술 쪽에서 앞서가고, 그동안 쌓인 데이터와 인프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예측을 접할 때마다 아쉬운 것은 그들이 '뉴욕이나 런던'에 살다 보니 오늘의 한국,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당장 내일의 밥벌이를 고민해야 하는 소시민인 '나'에게 딱 맞는 각론은 스스로 유추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미래가 보인다 글로벌 2030'은 바로 그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 줄 수 있는 책이다. 필자가 정보통신 기업에서 근무할 때인 1994년, 기획실의 가장 중요한 연말과제인 '1995년도 사업계획'에 인터넷이란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명색이 정보통신(IT)기업인데도 1인 1PC(개인용 컴퓨터)가 아닌 공동 PC실이 따로 있었고, 기획실 외에는 인터넷이란 단어를 모르는 직원도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컴퓨터 화면에 대화창이 바로 뜨는 팝업과 이메일이 시작됐는데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선지자인듯 우쭐댔다. 그러던 '인터넷'이 어느 순간 폭풍처럼 우리 생활의 전반을 휩쓸었고, 그런 추세를 먼저 알고 준비했던 많은 벤처기업들이 이후 거대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그 즈음에 번역돼 나와 꽤 읽혔던 책이 윌리엄 미첼의 '비트의 도시'였다. 인터넷과 가상공간이 도시와 시민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예견이었는데 무척 쉬우면서 구체적이었다. 그가 당시 미래의 도서관은 열람실과 서고가 작아지는 대신 컴퓨터실과 데이터센타가 크게 설계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현재 오프라인 서점들이 축소되는 반면에 온라인 서점이 커지는 것이 그런 맥락이다. 물론 그가 예견한 많은 변화들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래서 사업가든 직장인이든 '미래가 보인다 글로벌 2030'을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26명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모였다. 6개 부문 26개 전문영역의 가까운 미래를 예측했다. 총 622페이지에 걸쳐 메가트랜드, 경제∙경영, 문화∙콘텐츠, 미디어∙ICT(정보통신산업), 정부∙도시, 교육∙의료 부문에 걸쳐 거의 전 분야를 망라했고, 참고서적과 문헌만도 수백 종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면 전국의 이름깨나 있는 도사들이 '이번엔 누가 당선될것이다'며 큰소리들을 친다. 그런데 막상 틀리게 점을 쳤던 도사의 경우 어떻게 자신의 업을 지켜 내는지가 궁금하다.미래를 예측해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측이 기록으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자 자신의 역량을 총 동원해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 예측을 내놓는 '교수'는 '아님 말고'식의 도사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26 명의 저자들이 심혈을 기울인 티가 역력한 책이다.
이책의 출판에 대해 중앙공무원교육원 윤은기 원장이 했던 코멘트가 참 인상적이다.
"50년을 내다보면 미쳤다는 말을 듣고, 100년을 내다보면 사형 당한다. 10년만 내다보는 것이 딱 적당하다"
최보기 북컬럼니스트(thebex@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