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가들 종료시점 이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 가운데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 양적완화(QE) 종료 시점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QE 종료 시점을 두고 시장 전문가는 오는 6월부터 내년 2분기까지 상이한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실업률 하락을 포함한 QE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 투자가들은 이구동성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미국 투자매체 CNBC가 57명의 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2%는 연준이 일시에 QE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고, 78%는 점진적인 축소에 무게를 뒀다.
점진적인 축소 시기에 대해 응답자들의 의견은 올 상반기부터 연말까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이 4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1년 이내에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종료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 매입과 450억달러의 국채 매입을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해 1조14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준의 QE 종료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해 응답자의 대다수가 고용 시장의 의미있는 회복이라고 답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상승이 QE 조기 종료의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TD증권의 에릭 그린 글로벌 채권 및 외환 헤드는 “버냉키 의장이 QE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부담이 거의 없는 상황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가 2% 이상의 성장률을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세금 인상에 따른 파장이 성장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풀크럼 증권의 롭 모간 애널리스트는 올해 6월 연준이 QE를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경기 회복이 점차 뚜렷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해야 할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코톡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상당히 모호하다”며 “투자가들은 경제 지표를 연준이 QE 종료 조건이 아닌 성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를 포함한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QE 종료 기준을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만큼 연준의 행보를 가늠하는 데 크게 의존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QE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CNBC 조사 응답자의 58%가 3차 QE로 실업률이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약 70%는 QE의 주가 부양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당시 1조달러를 밑돌았던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이달 3조달러를 돌파, 일부 정책위원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