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조직개편으로 통상 이관, 차기정부 지원 여부는 불확실
[뉴스핌=이기석 기자]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당선되기 위한 출사표를 국제사회에 던진다.
국내적으로는 정부조직개편 발표 등으로 어수선하지만 18년만에 WTO 사무총장직에 선출될 회심의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 1960년대 이래 경제개발과정에서 자유무역을 기치로 수출입국을 이뤄오면서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강국으로 성장한 모범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고 정상 차원에서 자유무역을 수호하는 등 WTO의 가치를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는 점이 무기이다.
더욱이 대외개방도가 최고 수준에 달하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를 선도하고 한류(韓流)의 확산 속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중견국으로서 G20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활동이 부각되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WTO 사무총장 ‘글로벌 출사표’
2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의 WTO 본부에서 개최되는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 차기 WTO 사무총장 후보자 정견 발표에 나선다.
이를 위해 박 본부장은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제네바 주재 각국 WTO 대사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차기 WTO 사무총장 정견 발표는 모두 9명의 후보자가 하게 되며, 오는 31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후보 등록순에 따라 진행된다.
박 본부장은 9명의 후보자 중 8번째로 진행되는 정견 발표를 통해 WTO 사무총장 후보로서의 WTO 및 다자통상체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회원국 대표의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이번 정견 발표는 모두 9명의 후보별로 15분간의 프레젠테이션과 70분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5분의 맺음말로 이뤄지며 각 90분간 사흘에 걸쳐 진행된다.
또 박 본부장을 포함하여 사무총장 후보자는 각자의 정견 발표 직후 제네바 기자단과 기자회견도 갖게 된다.
이번 정견 발표를 시작으로 차기 WTO 사무총장 후보자들의 선거 캠페인은 오는 3월말까지 지속된다.
이후 4월부터는 회원국 협의를 통해 지지도가 낮은 후보부터 탈락하는 방식으로 5월말 이전까지 컨센서스를 통해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하게 된다.
박태호 본부장은 "한국이 수출, 자유무역의 기치 아래 세계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G20 등 높아진 국격과 한류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 외교통상부 선거캠페인 적극 지원, 차기 정부 지지 여부는 미지수
외교통상부는 차기 WTO 사무총장에 선출되기 위해 다자통상국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박 본부장의 선출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교통상부에서 통상교섭본부 산하 통상 및 교섭 기능을 담당하는 일부 조직이 정부조직개편으로 차기 정부에서 현재의 지식경제부로 이관됨에 따라 향후 선거운동에 동력이 떨어질지 우려되고 있다.
외교부는 현재로서는 오는 2월 25일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지원체계를 가동해나갈 계획이다.
그렇지만 향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에 계속해서 WTO 사무총장직 선거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상태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정부조직개편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통상업무와 관련해 세부적인 업무내용이나 추진사항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고 차기 장관 등 인선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부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조직개편으로 통상기능이 지경부로 넘어가는 등 변화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WTO 사무총장 후보자로서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나갈 것”이라며 “그렇지만 오는 2월 25일 이후 차기 정부에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