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앤씨, 구매대행으로 중소기업간 상생
[뉴스핌=김동호 기자] 차기 정부가 경제민주화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중소기업들이 맞닥들이고 있는 현실은 결코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일례로 연간 100억원 어치의 원자재와 부품을 구매해야하는 중소기업 A사는 대기업 혹은 중견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짜리 어음으로 대금을 결제 받는다. 이로 인해 A사는 원자재 등 구매를 위한 현금이 늘 부족한 상황.
이에 따라 A사는 구매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려야한다. 은행에서는 담보를 요구하므로 마땅한 담보가 없는 A사의 경우 돈 빌리기가 쉽지 않다. 결국 금리가 높더라도 제2 금융권을 이용해야하는 A사의 경우 평균 20% 전후의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만 한다. 이렇게 나가는 이자비용만도 연간 20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처음앤씨가 중소기업과의 구매대행 사업을 통해 상생을 실천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간 전자결제 중개서비스업체인 처음앤씨는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의 구매대행 사업을 본격화하며, 대기업에 비해 현금 유동성이 낮은 중소기업들에게 힘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앤씨는 이런 중소기업들에게 기존 제 2금융권 이자비용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의 수수료만을 받고, 이들의 구매대행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 확대와 재무건전성 개선의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들은 현금 대신 어음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처음앤씨는 구매대행시 현금 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원자재 및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 역시 이를 반기고 있다.
금상연 처음앤씨 사장(사진)은 "구매대행의 사업취지가 제도금융권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금융의 사각지대에 있는 업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중소기업들과) 상호 윈윈하는 좋은 파트너 관계가 되어 사업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에는 처음앤씨의 물건담보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사장이 회사를 방문, 감사의 편지를 남기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몇개월간 따듯한 성원과 배려 보내주시어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시작된 편지에는 "처음앤씨의 도움으로 수익, 매출면에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고, 이제는 스스로가 처음앤씨의 팬이 되어 주변의 여러 CEO들에게 소개를 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처음앤씨 관계자는 "지난 8개월간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던 중소기업 고객"이라며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비용이 줄고, 재무건전성이 확연히 개선됐다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구매대행 서비스를 통해 대량의 물건을 현금으로 매입할 수 있어 매입단가를 10% 이상 절감할 수 있었으며, 악성재고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처음앤씨가 구매대행을 하며 자신들의 창고에 물건을 보관하고, 직접 택배 발송하니 원가절감 효과도 컸다는 전언. 실제로 상당 수의 중소기업들은 자체 창고를 운영하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앤씨는 이 같은 구매대행 사업 활성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처음앤씨는 지난해 매출액 652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각각 168%, 2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매출액 750억원, 영업이익 6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46% 이상 성장하겠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