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 위상 감안...회장승진설 '솔솔'
[뉴스핌=양창균 기자] 지난 연말 최태원 SK(주) 회장의 뒤를 이어 SK그룹 경영전반을 총괄하게 된 김창근 부회장이 다시 재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 때문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인사는 내달 초로 예상되고 있다.
23일 SK등 재계에 따르면 국내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의 대외적인 위상에 걸맞게 김 부회장의 위치도 격상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SK그룹은 17개 주요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이끌어 갈 차기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김 부회장을 선임했다.
김 부회장의 수펙스 의장 선임 뒤 재계에서는 회장 승진설이 돌기 시작했다. 다만 지난주 단행된 SK케미칼 인사에서 김 부회장의 위치 변화는 없었다. 이 때문에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물건너 간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맞물려 김 부회장이 최근 SK케미칼 외에 SK(주)에도 소속을 등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김 부회장은 SK케미칼과 SK(주) 두 곳에 소속된 상태이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소속이 홀딩스인 SK(주)에 등재된 사실은 맞다"며 "다만 언제 SK(주)에 김 부회장이 등재됐는지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김 부회장이 SK케미칼과 SK(주) 모두에 소속됐으나 조만간 SK케미칼에서 빠지고 SK(주)에만 적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현재 두 곳에 모두 소속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곧 SK케미칼에서 물러나고 SK(주)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SK(주)의 인사 시점은 내달 초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SK그룹 계열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승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SK그룹의 위상에 맞게 김 부회장도 회장으로 승진해 힘을 실어주는 게 맞다"며 "SK그룹이나 김 부회장 본인에게도 회장직으로 달고 활동하는 게 모양새가 좋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묘연하다는 게 SK 안팎의 분위기다. 김 부회장의 현재 위치가 그룹의 최고경영자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회장으로 오른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시장에 전념하기 위해 국내 경영에서 잠시 떠났지만 여전히 오너가 존재하는 그룹이다. 일정부분 최 회장과 사전 교감 없이는 쉽지 않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또 SK그룹이 타그룹 대비 회장 수가 많은 점도 부담이다. 현재 최태원 회장 외에도 최신원 SKC 회장, 손길승 SK 텔레콤 명예회장등 3명이다.
SK 내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굳이 회장직에 오르지 않아도 대외적인 활동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SK그룹에 정통한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회장 자리에 앉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더욱이 SK그룹의 경우 현재 3명의 회장이 있는 상태에서 추가로 회장 자리를 만든다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