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에선 "사퇴해야" 목소리 높아…여당 물타기 의혹 제기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오는 24일 있을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최진석 기자] |
인사청문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2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원내지도부와 협의한 결과 결정적인 하자가 없는 만큼 당초 예정대로 우리는 동의를 위한 절차를 밟는다 라는 방침에는 아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특정업무경비 횡령의혹과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된 통장에서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 계좌로 돈이 빠져나갔다는 논란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특정업무경비가 모든 재판관에게 수표로 지급 되므로 보관형태를 갖고 단지 통장에 입금 했느냐 안 했느냐를 갖고 횡령이다 아니다라고 판단하긴 곤란하다"며 "공적 활동을 위해서 썼느냐 아니면 사적활동을 위해서 썼느냐, 그 사용 용도에 따라서 유용 문제는 결론이 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개인계좌인 이른바 'B계좌'에 입금된 것에 대해서는 "B계좌에 입금한 건 맞는데 B계좌에 특정업무경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월정직책금도 그 계좌로 들어간다"며 "결국은 개인 돈과 특정업무경비가 혼재돼 있는 그런 상태라 전체적으로 MMF 통장은 나간 것 자체만 갖고 유용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전날 야당에서는 공적으로 지급된 특정업무경비가 들어 있는 계좌의 자금이 금융수익 계좌인 MMF계좌로 이체된 사실에 대해 "특정업무경비를 가지고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 계좌로 이자 놀음을 했다"고 공세를 펼쳤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임명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전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헌재로선 당연히 자진사퇴나 결코 이 사람을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저희가 채택을 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그런데 만에 하나 이런 청문 과정이나 결코 소명되지 않은 여러 문제점을 보고도 새누리당이 다수라는 이유로 응해주지 않는다면 여기에 협력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피력했다.
여야가 이 후보자에 시각차를 보이면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 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강기정 위원장을 포함한 13명의 청문특위 위원 중 새누리당 의원 7명 중 5명이 '적격', 2명은 '유보' 입장이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 의원 6명 전원은 '부적격'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네티즌 "이동흡 사퇴해야" 목소리 높아…여당의 물타기 시도 의혹 제기도
이동흡 후보자에 대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 상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넘쳐나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dooy*******)은 "헌재판관으로서 필요한 곳에 공적으로 사용해야하는 특정업무비를 재테크 같은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한 이동흡씨는 헌재소장으로 부적격은 당연하고 즉시 업무상횡령혐의로 구속수사해야한다. 이것이 정의로운 법질서가 살아있는 공평사회다"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pa*****)도 "이동흡이 예금자 보호도 되지 않은 MMF에 공금을 넣었다는 것은 공금으로 증권에 투자했다는 말, 이를 시인한 이동흡은 즉각 후보사퇴해야. MMF에 이자 붙으면 자신이 먹었을 것이고"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 결정적 하자가 없다고 밝힌 새누리당에 대한 비토도 눈에 띈다.
한 트위터리안(mas*****)은 "새누리 '결정적 하자' 없다며 이동흡 헌재소장 인준키로 했단다 도대체 어떤 하자가 나와야 결정적이 되나. 지금까지 나온 것만 갖고도 부끄러워 사퇴해야 마땅하겠더만 관행이든 뭐든 법 다루는 최고 기관장 뽑는 건데 다들 참 뻔뻔하다"고 힐난했다.
인사청문 기간이던 21일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청와대 조직개편안 발표에 대해 이 후보자의 의혹을 감추기 위한 '물타기'란 의혹도 제기됐다.
한 블로거(es****)는 "특정업무경비 횡령, 부당한 재산증식 등 굵직한 의혹들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절정에 달할 그 시간, 대통령인수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미뤄뒀던 청와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굳게 닫힌 '인수위 입'이 모처럼 열리자 언론은 일제히 관련 뉴스를 긴급 타전했다"며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후보자를 적극 비호하는 등의 노골적인 구출작전이 아닌 우회적인 방법을 택했다. 그 방법은 '언론 플레이'를 통한 물타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수위의 청와대 조직과 인력을 축소한 개편안 발표가 유력했지만 갑자기 발표를 연기했다"며 "우회적으로 언론의 지원을 받도록 해 일단 '이동흡 구하기'를 시도해 보고, 이 후보자가 살아남지 못할 경우 뒤따를 후보 지명 잘못에 대한 비난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려 보겠다는 의도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