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욱 변호사 페이스북 풍자글 화제
[뉴스핌=정탁윤 기자] 2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한 40대 변호사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동흡을 위한 변명’이란 풍자글을 올려 이목을 끌고 있다.
법무법인 청맥의 최강욱 변호사(46)는 위장전입과 삼성 협찬 등 각종 의혹으로 헌법재판소장 적격성 논란에 휩싸인 이 후보자를 비꼬며 우회적으로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 변호사는 이 후보자에 대해 "몸소 혼자만 위장전입해서 식구들과 살아갈 아파트를 분양받고, 아이들 통장에 돈이 비자 증여세 없이 거액을 채워 주었다"며 "가족들에게 운전기사 딸린 관용차를 제공하고 업무추진비와 기타 자신이 얻은 자리에서 오는 돈을 최대한 활용하여 생활비를 절약하는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 봉급을 고스란히 저축하는 믿기 어려운 쾌거를 이루었다"고 비꼬았다.
또한 "퇴직 후엔 자신의 연금보다 적은 봉급을 받는 딸에게 달라붙어 건강보험료를 면제받았으며, 재직 중엔 남들과 함께 쓴 책도 자기 혼자 지은 책으로 만든 후 출판기념회 출석을 사실상 강요하여 가족들에게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축하하려 자리를 가득 채운 직원들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말에 외부인과 함께 가면 가족들이 불편하니 운전기사는 톨게이트에 미리 버려두어 몇 시간을 걸어 나오게 하고도,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자신의 과속운전 범칙금마저 예산으로 해결하려다 실패한 것과 관내에서 사업하는 삼성으로부터 선물 협찬을 받지 못해 아이들에게 건네주지 못한 게 유일한 인생의 오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 그간의 노력이 유감없이 빛을 발했으니 계속 집에 들어 앉아서 그토록 사랑하는 식구들을 위해 헌신하는게 여생을 즐길 마지막 행복의 길이 아닐까 한다"며 "매월 받는 연금 391만원 가운데엔 또 얼마나 저축하는 신공을 보이실 건지 계속 감탄과 경외의 마음으로 주목할 터"라고 덧붙였다.
▲ 최강욱 변호사 페이스북 글 |
다음은 최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이동흡을 위한 변명]
이동흡, 근검절약 정신이 투철한 자상하고 힘 있는 아빠였다.
몸소 혼자만 위장전입해서 식구들과 살아갈 아파트를 분양받고, 아이들 통장에 돈이 비자 증여세 없이 거액을 채워 주었으며, 가족들에게 운전기사 딸린 관용차를 제공하고 업무추진비와 기타 자신이 얻은 자리에서 오는 돈을 최대한 활용하여 생활비를 절약하는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 봉급을 고스란히 저축하는 믿기 어려운 쾌거를 이루었으며, 가진 권한을 최고로 발휘하여 가족들과 함께 공금 해외여행은 물론 아들 군대 휴가도 많이 받아주고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자 관용차에 태워 공짜 출퇴근을 시켰으며, 능력있는 아비의 모습을 보이고자 자신의 골프 부킹은 검찰에 맡기고 병원비는 보험사에 맡겨 해결해냈다고 한다.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테니스 한 번을 쳐도 반드시 이겨야 했기에 하급자가 리드하면 라켓을 팽개쳐가며 승리에 대한 자신의 순결한 의지를 보여주고, 그러한 사랑의 결과 퇴직 후엔 자신의 연금보다 적은 봉급을 받는 딸에게 달라붙어 건강보험료를 면제받았으며, 재직 중엔 남들과 함께 쓴 책도 자기 혼자 지은 책으로 만든 후 출판기념회 출석을 사실상 강요하여 가족들에게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축하하려 자리를 가득 채운 직원들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자신이 부담할 비용과 책임은 철저히 떠 넘기며, 가족을 위해 헌신할 체력을 아끼고자 스스로 입어야 할 법복도 입혀달라며 부속실 직원 앞에 아이처럼 팔을 벌린채 서 있어야 했고, 자녀들의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예금이 수억원이라도 학자금 무이자대출은 또 철저히 활용하여 이자비용을 절약했다. 아침에 아내와 자녀들의 배웅을 받으며 관용차에 올라 타 출근하는 기쁨을 하루도 놓칠 수 없기에 차 한대 더 받아내어 홀짝제도 피하고 주말에도 관용차를 달려 집으로 가는 걸음을 재촉했다.
주말에 외부인과 함께 가면 가족들이 불편하니 운전기사는 톨게이트에 미리 버려두어 몇 시간을 걸어 나오게 하고도,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자신의 과속운전 범칙금마저 예산으로 해결하려다 실패한 것과 관내에서 사업하는 삼성으로부터 선물 협찬을 받지 못해 아이들에게 건네주지 못한 게 유일한 인생의 오점.
그러고도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는지 헌재로 다시 돌아올 거라며 4개월 동안이나 짐을 빼지 않았다 한다. 가족에게 줄 수 있는 무엇이 아직 더 남았던 탓일까. 이중기준에 따라 친구에게 불법 정치후원금 기부한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 분의 알뜰함과 생활능력, 가족을 위한 처절한 노력과 사랑은 세세연년 만인의 귀감이 될 것이다. 누가 이렇게 자상하고 헌신적인 가장에게 감히 돌을 던질 것인가. 가만히 그냥 두면 어떻게든 노력하여 헌법재판관을 세습하는 제도까지 만들어내실 분인데.
허나, 이제 그간의 노력이 유감없이 빛을 발했으니 계속 집에 들어 앉아서 그토록 사랑하는 식구들을 위해 헌신하는게 여생을 즐길 마지막 행복의 길이 아닐까 한다. 청문회 전에 터져나오는 각종 의혹에 상처받고 함께 분개하는 바로 그 '가족'들과 함께 영생하시라! 매월 받는 연금 391만원 가운데엔 또 얼마나 저축하는 신공을 보이실 건지 계속 감탄과 경외의 마음으로 주목할 터이니.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