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가들이 이른바 ‘중앙은행 리스크’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 금융시스템이 무너진 이후 5년가량 위기의 급한 불을 끄는 데 총대를 멘 것이 중앙은행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들을 더 이상 버팀목이 아닌 불확실성으로 바라보는 움직임이다.
◆ 1년 뒤 버냉키 퇴진, 통화정책 향방은?
미국 중장기 통화정책과 경기 회복의 변수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퇴진이 급부상하고 있다.
2014년 1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버냉키 의장이 연임되지 않을 것으로 확실시되며, 그의 퇴진이 미국 경제에 악재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최근 CNN머니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의 약 70%가 버냉키 의장의 퇴진을 예상했다. 버냉키 의장이 원할 경우 재임될 것으로 보이지만 교수직으로 복귀하기를 원한다는 판단이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통화정책 역사상 가장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았다”며 “이른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이를 처음부터 도입한 장본인보다 나은 인물은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통화정책의 일관성 여부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양적완화(QE)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2015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실업률은 올해 말 7.5%로 현재 7.8%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2014년 말까지 6.9%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QE 지속 여부에 대한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버냉키 의장이 퇴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 BOJ 게임 체인저? 시장 냉소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두 배 올리며 공격적인 경기부양 태세를 갖춘 일본은행(BOJ) 역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BOJ가 과거 수차례 디플레이션 극복에 나섰다가 실패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승산이 낮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팀 콘돈 리서치 헤드는 “이는 정책의 효율성에 관한 문제”라며 “BOJ의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피스 전략가는 “BOJ가 이번에 가시적인 경기회복을 이끌어내면 진정한 게임 체인저”라며 “하지만 과거 15년간의 경험에 비쳐볼 때 기대보다 회의가 앞서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