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지엠이 캐딜락 브랜드 부활을 위한 지원 사격에 돌입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수입차의 홍보 및 마케팅 등을 지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8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날 캐딜락 ATS 발표를 시작으로 향후 선보일 캐딜락 자동차의 홍보 및 마케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캐딜락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고전을 겪어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기준 캐딜락은 지난해 총 475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6.8% 줄었다.
관련 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캐딜락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데다 신차 미비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FTA에 체결됐음에도 미국차 브랜드 중 캐딜락만 판매량이 줄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4123대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4.3% 올랐다. 포드 역시 5126대가 판매, 22.5% 늘며 미국차의 호조세를 가속했다.
캐딜락 판매사인 지엠코리아는 과거 스웨덴 사브 브랜드를 판매했다. 지엠이 2000년 사브를 인수했지만 2008년 매각에 나서면서 국내 판매도 어려움에 처했다. 사브는 결국 2011년 스웨덴 법원에 파산 신청을 내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엠코리아는 내적으론 브랜드와 판매 위축, 외적으론 사브 브랜드의 파산 등 설상가상이었다. 때문에 한국지엠이 이번 ATS 출시를 계기로 추락할 만큼 추락한 캐딜락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캐딜락 판매와 A/S는 기존 지엠코리아 딜러에서 그대로 맡는다. 한국지엠은 홍보 및 마케팅 등 판매 촉진을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지엠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자동차 수요 증진을 강화해왔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지엠의 회생과 닿아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은 또 캐딜락을 통해 자사가 갖추지 못한 고급차 판매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에쿠스, 기아차 K9, 쌍용차 체어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최고급 모델을 캐딜락의 최고급차로 대항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캐딜락 ATS 신차발표회를 시작으로 한국지엠과 지엠코리아는 서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도록 하겠다”며 “쉐보레 소비자가 향후 캐딜락 소비자로 이어지는 연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독일차에 쏠려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캐딜락 부활은 장기간에 이뤄져야 할 프로젝트”라고 전망했다.
한편 ATS는 캐딜락이 최초로 선보인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다. 국내에선 BMW 3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 아우디 A4와 경쟁한다. 지난해 초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2013년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를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