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배상문 [사진=최진석 기자] |
지난달 28일 경기도 서판교 자택에서 만난 배상문(26.캘러웨이)은 “지난 시즌 PGA투어에서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모든 게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두르다 망치고 싶지 않다”며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했을 때도 그렇고 투어에 진출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JGTO에서 PGA투어 진출은 또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시간을 5년만 주세요. 나상욱은 10년만인가 우승했고 위창수는 아직 우승을 못하고 있잖아요.”
그는 “지난 시즌 PGA투어에 첫 진출해서도 늘 자심감이 있었다”며 “성적이 잘 안 나와도 자신감은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는데 뭘 몰라서 그런 자심감이 생긴 건 아니다. 선수위주로 돌아가는 PGA투어가 그의 마음을 빼앗았다.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지난 시즌 PGA투어에서 워낙 쎈 선수들과 뛰다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는 그는 “막상 해보니 할 만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시즌 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8강전에서 맞붙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컨디션도 좋았고 이길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결국 패하긴 했지만 매킬로이가 두려움의 대상은 분명 아니었다.
프로골퍼 배상문 [사진=최진석 기자] |
그는 이달 중순 하와이에서 열리는 소니오픈부터 새로운 캐디와 호흡을 맞춘다. 그런데 아직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못 본 상태다.
지난 시즌 그는 캐디를 여러 차례 바꿨다. “아직 나와 잘 맞는 캐디를 찾지 못했다”는 그는 최나연(25.SK텔레콤) 백을 멨던 캐디를 고용했는데 이상하게 맞지 않았다.
그 캐디는 비제이 싱(피지)와 PGA투어 5승을 합작했고 최나연과도 3승을 했던 나름 유명했던 캐디다. 사람도 좋고 괜찮은 데 성적이 안 나오니 바꾸게 됐다는 것. 그 캐디는 배상문과 헤어진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세계랭킹 1위인 청야니(대만)의 백을 멨다.
투어를 뛰어 보니 캐디와 궁합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고 성적이 좋으면 실력 있는 캐디로 생각할 수밖에 없더라는 것이다.
그는 “PGA투어에서 빨리 1승을 하고 싶다”며 “하지만 ‘빨리’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PGA투어에서 롱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굵게 40세까지만 뛰고 은퇴하겠단다.
“짧고 굵은 것보다 길고 굵게 가고 싶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