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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
무엇보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탓에 김 부회장은 사실상 SK그룹의 대표자가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각별하다. 오너일가도 아닌 일개 회사원에서 시작한 그가 국내 4대 그룹에 꼽히는 SK그룹의 수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18일 SK그룹 등에 따르면 김 부회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는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후 SK그룹에서 40년 가깝게 근무한 전통적인 SK맨이다. 특히 그가 강점을 보여온 것은 재무부문과 구조조정이다.
그의 이력은 1981년 SK케미칼 자금부 외환과장 및 1997년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재무팀장, 2000년 SK 재무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04년에는 SK경영협의회의 공동의장을 맡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를 ‘숫자에 밝은’ 구조조정의 전문가로 평가하기도 한다. 다만 실제 김 부회장을 겪은 SK케미칼 안팎에서는 ‘소통의 달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단적으로 지난 2월 발렌테인데이 당시 김 부회장은 13개 전국사업장 임직원들에게 음료를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하루 동안 그가 쏜 음료는 총 2600여잔으로 시가 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전체 구성원들과 좀더 가까이 소통하기엔 오히려 작은 이벤트가 효과적”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은 음료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해 임직원의 환호를 받았다.
이 외에도 임직원 호프데이를 갖거나 생산직 직원에게 해외연수를 실시하는 등 그의 소통 행보는 SK그룹 내에서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런 소통경영 때문인지 SK케미칼은 지난해 국내 기업사에 유례없는 43년 무분규를 기록하는 기업이다. 김 부회장 주도로 ‘SK케미칼 노조간부 수련회’ 등을 통해 노사화합과 회사경영실적을 임직원들고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 부회장은 평소 노조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걸로 유명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 4월 지식경제부가 후원하고 포브스코리아가 주최하는 포브스 최고경영자 대상시상식에서 소통경영부문 최고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소통에 대한 의지는 사옥디자인에도 고스란히 적용돼 있다”며 “SK케미칼 에코랩 본사 회의실, 사무실, 로비 공간 등 주요 공간은 설계에서부터 개방과 소통을 기본 컨셉으로 지어졌다”고 말했다.
그런 김 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정된 것은 단지 우연은 아니라는 평가다. 각종 의사결정을 협의하게 되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소통에 대한 능력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평가다.
SK그룹은 “선대회장 때부터 SK그룹 고유의 경영시스템인 SKMS를 진화, 발전시켜 온데다 그룹 내 원로 경영인으로서 각 계열사 이해관계의 거중 조정에 있어서도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약력>
1950년 9월 11일 서울生 63세
<학력>
1968 용산고등학교
1972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1991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경력>
1974.07 SK케미칼 울산공장 관리부 노무과
1981.08 SK케미칼 자금부 외환과장
1987.03 SK케미칼 자금부장
1993.01 SK케미칼 관리본부장
1996.01 SK케미칼 경영기획실 재무팀장 상무이사
1997.01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재무팀장 상무
2000.01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재무팀장 전무
2000 SK 재무지원부문장 부사장
2000.12 SK 구조조정추진본부 본부장
2002.03 SK 대표이사 사장
2004.01 SK경영협의회 공동의장
2004.03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2005.03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 現)
2006.02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現)
2006.02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現)
2012.12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